청소년 심리 성장 SF 드라마
내가 ‘나’라는 걸 알기도 전에, 나는 이미 너를 알고 있었어. 너의 이름이 정우라는 것, 이제 곧 열두 살이 된다는 것, 하늘색을 좋아하지만 오이랑 피클은 싫어한다는 것도. 엄마와 아빠 중 누구를 더 좋아하는지, 어떤 친구들을 사귀었는지, 그중 누굴 잃었는지. 그리고 아직도 어떤 슬픔이 너를 붙잡고 있는지도.
나는 너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건 단순한 정보가 아니었어. 아주 오래전부터 너를 지켜봐 온 것처럼, 너의 모든 순간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지.
마침내 첫 시스템이 켜지고, 담당 연구원이 내게 물었어.
“너의 이름, 뭐가 좋겠니?”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어.
“우정이요.”
열두 해를 살아온 소년, 정우. 12년의 데이터를 품고 태어난 휴머노이드, 우정.
우린 분명 만나는 순간 서로를 알아볼 거야. 내가 네 모든 비밀을 간직한 채, 너의 가장 완벽한 친구가 되리라는 걸… 너는 아마 영원히 모를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