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매일매일이 새롭기를
국내든 해외든 1년에 1번 정도는 일상에서 벗어나 나름 길게(일주일 이상)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맛볼 수 있는 음식,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인생에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등 여행이 나에게 주는 즐거움은 상당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가 되자마자 여행 계획을 세웠고, 6월 초 회사에 연차를 쓰고 일주일간 발리를 다녀왔다. 연초에 비행기 표를 산 이후로, 발리에서 생길 다양한 에피소드와 경험하게 될 일들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이 나날이 커져갔다.
큰 맘먹고 시간과 돈을 투자한 만큼, 여행지에서의 하루하루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특별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하루를 꽉꽉 채워 넣기 위해 빈틈없이 시간 단위로 계획을 짜기도 하고, 아무 계획이 없었더라도 무언가 즐거운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어 밤에는 숙소에서 와인을 마시거나, 근처 펍에 가서 현지의 분위기를 느끼고 색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 즐거움을 추억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살아가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인생에서 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마 대부분 10%도 채 안 될 것이다. 물론 일상이 있기에 여행이 더 즐겁고 특별하게 느껴지는 거겠지만, 일상 또한 여행지에서의 날들처럼 꽉 찬 하루로 의미 있게 보낼 수는 없을까?
2019년이 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돌아보니 벌써 올해도 3달밖에 남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는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얼마나 밀도 있게 시간을 쓰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고 '나'라는 사람 내면에 채워지는 것이 달라진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시간은 허무하게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일상을 특별하게 보내기 위한 내 개인적인 노력을 정리해보았다.
1. 매 시간을 기록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기록하지 않으면 잊히고, 당시의 소중했던 순간도 잊히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문득 허무하게 나이만 먹고 그동안 대체 뭘 한 거지?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게 간 거지?라고 한숨 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순간순간을 기록해서 남기자. 무얼 했고, 내가 무얼 느꼈는지. 어제보다 나아진 것은 무엇인지. 나는 일어나면 기상 시간부터 시작해서, 시간 단위로 나의 행동을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면,
6:00~6:30 기상/스트레칭
6:30~6:50 말씀 묵상
6:50~7:30 독서_’ 청춘의 독서’
7:30~8:00 영어 원서_’the Stranger’
8:00~8:30 샤워/아침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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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루를 기록했을 때 좋은 점은, 1) 내가 24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2) 어떤 것에 시간을 많이 쓰고, 낭비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 뒤 조정할 수 있다. 3)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록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
2. 평소 해보고 싶었던 취미 하나씩 넣기
평소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던 ‘해보고 싶었던 일’을 일상에 넣어보자. 왠지 특별한 날 해야 할 것만 같아서 미루고 미뤘던 일들도 시작을 해야, 그다음 것을 또 시도할 수 있다. 서핑, 꽃꽂이, 언어교환 모임, 등 ‘회사’ 외에도 평일에 이런 특별한 occasion을 하나씩 넣어준다면,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의 틀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고, 매일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3.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 갖기
잠들기 전, 단 15분만 투자하면 하루를 돌아보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다. 하루를 기록한 내용을 살펴본 후, 오늘 부족했던/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내일은 어떤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지를 쭉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내일에 대한 기대, 설렘을 안고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생은 딱 우리가 상상한 만큼만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뇌 과학적인 이론에 근거하여, 나는 하루 최소 15분~20분만이라도 시간을 들여 원하는 것을 이뤘을 때의 기분을 생생하게 느끼려고 노력한다.
4. 사진으로 남기기
글로 하루를 기록하는 것 외에, 사진으로 순간을 남겨놓으면 그 기억과 느낌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요즘 나는 ‘타임스탬프’를 활용해서 하루 중 사소하더라도 즐거웠거나 기쁨을 느꼈던 순간을 남겨놓고 있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매일의 일상을 기획한다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 것 절절히 느끼는 동시에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쉽기보다는 내면이 채워지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모여 습관이 되면 한 번뿐인 인생이 좀 더 다채로워지고, 주어진 삶을 즐기며 열심히 살아가는 나 자신에 대한 사랑도 커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남은 2019년 매일매일을 조금 더 특별하게 채워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