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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May 22. 2017

[니바인] 검찰에 칼 빼든 문재인 정부

2017. 5. 22 by 니바인




검찰에 칼 빼든 문재인 정부
by 니바인 

1.  이슈 들어가기 

문재인 정부의 국정 쇄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나 참여정부에 이어 이번에도 국민적 요구가 일었던 검찰에 대한 개혁이 출발선상에 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파문이 일었던 ‘돈봉투 만찬’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이에 연루되었던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 국장은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중앙지검장의 자리에는 새로이 윤석열 전 대전고검 검사가 파격적으로 임명되며, 검찰 내부의 충격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오늘은 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응 그리고 과거 14년 전과는 어떤 다른 개혁이 단행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이슈 디테일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 시동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서울중앙지검장에 박영수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참여했던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승진 임명하고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와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법무부 검찰국장에 호남 출신인 박균택 대검 형사부장을 보임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돈 봉투 만찬' 파문으로 사의를 표명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전보 조치했다. 이번 인사 조치는 최근 돈봉투 만찬 등으로 흐트러진 검찰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하는 동시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추가 수사와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라는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170519/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임명…靑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


검찰 내부의 반응

간부 회의, 평검사 회의, 기수별 회의, 수석검사 회의 등이 잇따라 열리고, 내부 통신망에 성토의 글이 잇따랐던 14년 전과 달리 '조국 민정수석 임명' '돈봉투 만찬 감찰 지시' '서울중앙지검장 윤석열 발탁' 등으로 이어진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조치에는 이렇다 할 집단적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발'로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모습은 이창재 법무부 차관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이었다. 김현웅 법무장관 사퇴 이후 장관직을 대행해온 이 차관은 19일 오전 사표를 냈다. 법무장관, 검찰총장(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이영렬)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난 터에 이 차관마저 떠나면 법무부와 검찰 조직은 완벽한 지휘부 공백 상태가 된다.

하지만 이 소식은 곧바로 발표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인사에 묻혀버렸다. 부장검사급인 그를 검찰조직 '넘버 2'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기용하며 고검장급 보직이던 중앙지검장 자리를 검사장급 보직으로 격하시키자 한 검찰 간부는 “충격과 공포”라고 표현했다.

[170519/국민일보]납작 엎드린 검찰…”반발 ’사과통문’ 1건도 없다”


한 검찰 간부는 연합뉴스에 "정부가 바뀌었다는 게 실감난다"면서 "다들 서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 간부는 이번 인사에서 서울지검장의 지위가 고검장급에서 검사장급으로 내려간 것에 대해 "앞으로 개혁하는데 기수가 뭐 그렇게 중요하겠느냐"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검사도 "인사권자가 인사를 하는 것을 뭐라고 하겠느냐"면서 "조금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긴 하다"라고 말했습니다.그는 "다들 좀 놀라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생각들을 했다"며 "세상이 바뀐 것이다. 후속 인사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기존 10년 정도 지내왔던 상상력의 범위를 좀 넓혀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검찰 조직을 새롭게 재편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는 바람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한 검사는 "충격적인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대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윗사람들의 잘못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을 때 묵묵히 자기 할 일 하는 일선 검사들은 정말 억울하게 분통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이참에 검찰이 완전히 새로운 탈바꿈해 진정 국민을 위한 검찰로 혁신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습니다.

[170520/MBN]문재인 정부 윤석열 임명에 검찰 내부도 입장 엇갈려


니바인 : 과거 14년 전 개혁에 발끈했던 검찰도 이번엔 잠잠한 모습입니다. 검찰 수뇌부가 자리를 비운 지금, 어떤 다른 과감한 인사 단행이 결정될지 긴장을 부르고 있습니다.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검찰의 이미지가 땅에 떨어진 지금, 이번에는 검찰이 개혁의 칼끝을 피해가기 어려울 듯합니다. 


2003년과  2017년, 어떻게 다를까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나 지금이나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검찰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고, 검찰과 대척점에 서서 검찰권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법무부를 문민화해야만 한다는 대전제는 같다. 전문가들은 노 전 대통령의 검찰개혁이 실패로 돌아간 가장 큰 이유를 '제도 개혁'을 하지 않은 채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려 한 것에서 찾는다. 즉 검찰을 독립시켜주면 검찰이 알아서 중립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섣부른 믿음이 화를 불렀다는 얘기다. 노 전 대통령의 사후 자서전에서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검찰 개혁 전문가인 이헌환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제도화를 하지 못한 것"이라며 "권력을 담당하는 검찰이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어야 하는데 권력을 담당하는 검찰의 주관적 의지에만 이를 맡겼던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170516/뉴스1]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노무현 정권과는 어떻게 다를까


그동안 검찰 개혁을 위해 꾸준히 의견을 내온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입장도 공수처 신설이고,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도 확고한 것 같다. 그럼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종국적으로 국회에서 결론을 내야 할 과제다. 참여정부 초기에도 공수처 얘기가 나왔다가 결실을 보지 못했고, 이후 검경 수사권 독립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던 기억이 있다.

난 2004년 2월 청와대에서 나온 뒤 얼마 안 돼 민변 회장이 됐다. 당시 나에게도 꽤 유능한 검사들이 찾아와 로비를 많이 했다. 검경 수사권 독립과 관련해 당시 민변에서 공식 입장을 낸 기억은 없고, 다만 검찰의 ‘기소권 독점’도 문제가 있지만, 이를 경찰에 수사권을 주는 방식으로 푸는 게 국민들의 인권 향상에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적 시각이 있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공수처 문제는 결국 입법으로 풀어야 하니, 정권 초기에 대통령과 여당이 다른 야당들과 어떻게 협치를 해나갈지가 제일 큰 관건이다. 이 문제가 잘 풀려 숨통이 트이면 연이어 다른 분야 개혁 논의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게 잘 안 되면 반대의 관성이 생겨 머지앉아 개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국회는 1년 내내 열리는 게 아니라 개원 기간이 정해져 있다. 개혁의 소득 없이 1~2년 시간이 휙휙 지나갈 수 있다.

[제1162호/한겨례21]검찰 개혁, 문재인 정부는 다를까?


니바인 : 현정부의 검찰 개혁 과정이 인적 청산과 새수뇌부를 거쳐 제도 개혁으로 완성되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새로이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조국 교수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소신 있게 주창했던 인물인 만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공수처 신설에 대한 논의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필진 코멘트

범죄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검사는 종종 부패하고 권력과 사사로이 결탁한 모습으로 묘사되곤 합니다. 우리가 그런 식으로 표현되는 검사들의 모습을 별 불편함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이는 그만큼 국민들이 검찰을 불신하고 있으며, 이미 검찰의 이미지가 바닥까지 추락해있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검찰은 변해야합니다. 외부의 노력과 결단을 통해 바뀌는 것도 좋겠지만, 검찰 스스로도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에게 신망을 얻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검찰의 존재 이유가 국가의 정의를 수호하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by 니바인

anpur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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