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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공기 Aug 21. 2024

공항에서 엄마와 떨어져 앉아 있다

엄마와 딸의 패키지 여행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 하루에도 우리는 몇번씩 싸웠다. 사진을 보면 이때는 이래서, 저때는 저래서 싸웠었지. . 하는 생각이 든다.


언니는 그랬었다. 너는 엄마를 만만하게 보는거같다고. 다른사람이 그렇게했어도 엄마한테 하는것처럼 화낼거니?

언니. 다른사람은 나한테 이런걸로 참견하는 사람이 없어.

나는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같은 주제로 참아왔고, 어느 순간부터 못 참고 화를 내게 된것이다.

비겁하게 취직을 하고 그런게 아니라 그전부터 그랬다. 그래. 그래서 나는 자취를 하고 싶었구나.


내가 엄마와 죽어라 싸운다고 엄마를 싫어하는건 아니고 오히려 사랑하는데, 엄마는 잘 모를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어떤 것들을 절대 고쳐주지 않고 네가 별나고 이상한 거라고 하니까.


사람은 안 변한다고, 화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내가 왜 엄마가 변하기를 바라는 걸까. 엄마는 엄마다.

넘어가고 참으려 하다가도

그순간 나는 참을수가 없다. 유시민 책에서 읽은것처럼. . 자유의지가 나에게 존재하는걸 의심하게될정도로. 그순간에는 운명처럼 결국 화를 내게 된다.

그리고 나는 딸이니까. 유교에서 부여한 태어날때부터의 기독교의 원죄같은 개념인 효를 수행하지 못한 죄로 나는 고통스러워하다가 결국 사과를 한다. 나와 꼭 닮은 그 모습이 초라해보이는걸 견디기 싫어서.


내 호를 한공기라고 지었다. 큰 빈 그릇이라는 뜻이다.

빈 그릇에는 무엇이든 담을수 있다.

우리 엄마와의 관계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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