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차 가정보육 홈워킹맘의 진짜 속마음
초보 엄마의 큰 착각
"기관지가 늘 열려있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항상 사람 많은 곳이나
감염 위험성이 큰 곳은 조심하세요.
우리는 그냥 감기로 지나갈 것도
민준인 폐렴이 될 수도 있어요."
생후 8개월,
간신히 아이를 살렸다.
긴긴 병원생활의 여정 끝에 퇴원을 했다.
담당 교수님은 하신 말씀을 또 하고, 또 하신다.
비록 기관절개관을 갖게 되었지만
당신도 처음엔 포기했던 아기가
기적처럼 살아 퇴원하니
더더욱 조심스러우셨을까.
그리고 이 말은
나의 뇌리에 새겨지듯이 박혀
육아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버렸다.
그 흔한 문화센터 한 번 가 본 적이 없다.
어린이집...?
알아보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꺼려하시는 게 느껴졌다.
나 또한 보낼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놀이터...?
아이들이 많은 시간은 피하기 일쑤.
늘 이른 아침이나 아예 밤 시간에 데리고 나갔다.
8개월의 병원생활에 지칠 대로 지쳐
또다시 병원에 입원하는 상황만큼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만드느니,
24시간 아이랑 같이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키워본 적도 없었고
더구나 아픈 아이를 키우게 될 거라는 생각은
더더욱 해 본 적 없었다.
그저 어느 날 갑자기 눈 떠보니
들이닥친 일이었을 뿐.
그 닥친 일들을 버텨내기 위해
집에서 공부를 하고 일을 시작했다.
어느샌가
'아이들은 아프면서 크는건데...
보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
라는 생각을 늘 머릿속 한가운데에
둔 채로 말이다.
항상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일을 한다는 건
한 손으론 아이의 맘마를 만들고
다른 손으론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스마트폰을 분주하게 활용해야 하는 것.
3시간이고 4시간이고...
자신과 놀아주지 않아 서운해하는 아이를
허벅지 위에 앉힌 채 일을 해야 하는 것.
잠든 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개
멀티 작업을 해야 하는 것.
오후 5시가 되어도 첫 끼를 제대로
못 먹는 경우가 허다한 것.
제때 화장실을 못 가서 생긴 변비 때문에
유산균을 늘 들이부어야 하는 것.
3박 4일을 세수도 못 해
눈에 들어간 개기름 때문에 눈물 흘리면서도
세수할 시간조차 아끼게 되는 것.
지금 당장 잠들어도 아무것도 안 먹은 채
7박 8일도 잘 수 있을 만큼
잠이 부족해지는 것.
"핸드폰 그만하고 애 좀 봐라" 하는
부모님의 말씀에 서운한 티를 낼 시간도 없는 것.
급성 맹장염에 입원하러 가면서도
가장 먼저 노트북부터 챙기게 되는 것.
집에서 하는 일은 늘 뒤로 미뤄도 된다고 여기는
가족의 생각부터 바꿔야 하는 것.
그만큼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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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연. 히. 힘. 들. 다.
아니, 정말 딱 죽기 직전만큼 힘들다.
웃음이 나와서 웃는 게 아니다.
울 수 없으니 웃을 뿐.
힘들지 않아서 이렇게 죽자 사자 하는 게 아니다.
살아야 해서 할 뿐.
너무나 치열하게 힘든데,
그것보다 더 힘든 건...
집에서 일하는 것이
회사 다니는 것보다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언제든 뒤로 미뤄도 된다고 생각하는 만큼
별 것 아닌 걸로 여겨지는 것.
아이를 혼자 놀 게 두고 싶어 두는 게 아닌데,
집에서 무슨 일을 한다고
애를 늘 혼자 놀게 하냐는 말.
그 시선, 그 말들을 깨기 위해
늘 성과가 보이게 해야 하는 게
가장 힘들다.
다시 차라리 17kg짜리 아이를 하루 종일 안아 들고
일을 하라면 할 수 있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