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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해숙 Dec 01. 2021

단상 고양이_동그란 위로

by 한해숙

돋아나고 자라고 물든 뒤 동그랗게 말라 떨어진 낙엽은 

만지면 온기가 있을 것만 같다.

그 안에 몸을 맞춰 들어가 앉으면 

할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포근할 것 같다.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찬란하게 빛나던 푸른 시절도,

붉디붉던 시절도 다 지나가고 빛바랜 낙엽은 

삶이 이와 같다고, 그러니 살아볼 만하다고, 괜찮다는 

위로처럼 우수수 떨어진다.

그 위로 안에서 잠시 쉬고 싶어진다.


[단상 고양이_ 동그란 위로]

150 x 150mm

이합장지에 채색

2021

copyright2021 by Han Hae-suk.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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