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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Sep 06. 2015

아직 젊어서 그래요

기성세대를 향한 20대의 변명 혹은 투정

나는 20대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어쩌면 평균 이하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대한민국의 20대다. 

요즘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들이 20대를 위한다고 쓴 글은 참 많은데, 정작 그들 중에 20대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또 무얼 말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서 관심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존중 없는 충고와 애정 없는 조언은 사양합니다.”    


몰라요: 사실 뭐든 알고 싶고 듣고 싶지만 정작 나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도,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 당신에게 내 이야기를 늘어놓기는 싫다는 뜻    


언젠가부터 우리는 당신들의 어떤 질문에든 ‘몰라요’라는 대답을 참 많이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가 모른다고 답할 때, 기성세대들은 답답하게 쳐다보곤 한다.

이내 요즘 20대들은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실 우리들은 충고를 듣고 싶고 조언도 필요하다. 아니 어쩌면 간절하다.

아닌 척하고 있지만 엄청나게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고 뭐라도 의지하고 싶다.

수년의 세월을 더 경험한 당신들을 존경하고 싶고 또 인생의 선배로 삼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마치 20대를 겪어본 적 없이 건너 뛰어버린 사람들처럼, 혹은 20대를 겪기는 했으나 너처럼은 살지는 않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훈계를 시작하는 그 앞에서 주눅이 들고 만다.

주눅을 감추기 위해 우리는 결국 삐딱 선을 타고 만다.    


그냥 꼰대질을 할 거라면 차라리 영혼 없는 위로를 해 달라. 

‘넌 아직 어려서 뭘  몰라’ 라는 말은 일곱 살에도 듣기 싫었고 지금도 싫다.

일곱 살 아이일 적에는 분명 어린 나이임에도 듣기가 싫었는데, 지금은 어리지도 않으니 오죽 듣기가 싫을까.

오히려 당신이 진심으로 우리를 대해줬다면, 우리 입에서 자동적으로 그 말이 튀어나왔을 거다.

‘제가 아직 어린가 봐요. 한참 멀었네요,  정말.’ 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아직 젊지만 마냥 어리지는 않다. 

아직 부족하지만 모자란 존재는 아니다.

성인으로서  존중받고 싶으면서도 때로는 의지하고 싶은 나이다.

당신들이 지금 우리 20대를 대하듯이, 우리도 훗날 지금의 일곱 살을 대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삐딱해 보이더라도 진심을 다해서, 애정 어린 관심을 가지고 대해줬으면 좋겠다. 

누구나 한때는 일곱 살이었고, 또 20대였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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