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머리를 빗으며

그 아이의 머리를 빗으며

by 이 순간


내 딸은 늘 양갈래 머리만 하던 아이였다.

나는 손재주가 있는 편이라,

여러 가지 머리를 해주고 싶었지만

딸은 365일 양갈래만 고집했다.


‘프리파라’의 영향이라 생각한다.

(프리파라는 아이돌 만화영화로, 양갈래 머리의 초등생이 주인공이다.)


다른 머리를 해보자고 애원해서 간신히 허락받은 건

등교하지 않는 몇 번의 주말이 전부였다.


그런 딸이, 올해 들어 한 번도 양갈래를 하지 않았다.

이제는 아침마다 분무기로 머리를 적시고, 빗으로 쓱쓱 빗어주는 게 전부다.


가끔 양갈래 머리의 아이가 지나가면

순간 내 딸인 줄 알고 멈춰 서게 된다.


어느새 내 딸은,

머리를 풀고 다니는 사춘기 직전의 소녀가 되었다.


이제 내 손으로 그 아이의 머리를 빗겨줄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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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unsplash_charlesdeluv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