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선수 김상욱

by 김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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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스포츠에서 패배는 말 그대로 깨지는 거다. 얼굴이 완전히 망가진다. 승자도 얼굴이 성한 것은 아니지만 패배자의 얼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준비를 열심히 했든 대충 했든, 모두가 지켜보는 링 위에서 패배당하고 내려와 만신창이가 된 얼굴로 집에 돌아가는 기분은 정말로 처참할 것이다. 그걸 카메라가 찍는다. 도망가고 싶을 것 같다. 아니 싸움에서 졌는데 도망칠 수 있는 힘이 남아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워 그냥 쓰러져 있고 싶을 것 같다. 그때 관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사람들은 이 선수의 장점을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 응원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매력적인 선수로 느껴지지 않았고, 그간의 서사 또한 아직 와닿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엔 정말 원 없이 싸우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번 싸움의 패배로 이 선수가 궁금해졌다. ‘그의 날'이 어떨지 궁금하다. 그가 그의 날을 만들어내면, 나도 나의 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김상욱은 그런 힘이 있는 선수다. 나는 진심으로 그가 승리했으면 좋겠다. 그가 이긴 후 승리에 도취한 모습이 아니라, 그걸 내세우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격투기는 정말로 멋진 스포츠다..

액션이 멋져서 멋진 게 아니라, 그냥 다 걸고 맨몸으로 부딪히는 게 다른 감흥을 준다.

공이나 막대기, 네트 같은 상징 따위 하나 없다.

상징 은유 돌려 말하기 에두르기 우회적으로 말하기 완곡하게 말하기 암시하고 함축하기 빗대어 말하기 예시 들기 극단적이지 않은 예시로 다시 들기의 세계에 살다가 일요일 오전마다 UFC를 보며 잠시 해방되는 한 주를 보내고 있다.


다들 오래오래 싸워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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