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일하고 도쿄에서 밥 먹을 수 있다니
#1 식당에서
나는 일본에서 노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일본에서 잠을 자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친절한 일본 사람들의 대접을 받으며 이런 시스템에 고마움을 느꼈다. (친절은 강자의 여유다. 나도 누군가에게 친절하고 싶어 졌다. 이 내용은 다음에 더 자세히 쓰겠다.)
이건 한국과 일본의 서로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국력일 수도 있다. 지금 한국에 놀러 온 일본인도 비슷한 대접을 받을 것이다. 한국에서 노동한 적이 없지만, 좋은 대우를 받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한국에서 노동하고 아무 나라에서나 가도 될까? 그냥 한국 사람들에게 일하지 않고 월급을 주어, 다른 나라에 가서 먹고 자고 하도록 하면 안 될까?
당연히 안된다~ 이것이 환율이다.
어쨌든 우리나라와 일본의 물가가 비슷한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국력이 많이 강해졌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엔저 효과도 있고, 따져 보면 조금씩 비싼 느낌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내가 한국에서 1시간 노동을 하면 일본에서 맛있는 음식을 한 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2 지하철에서
일본 지하철을 타면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곳이 있다. 그러나 눈에 크게 띄지 않는다. 표시는 되어 있지만, 필수는 아닌 권장하는 듯한 느낌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주 눈에 잘 띈다. 그래서 감히 자리가 비어 있어도 앉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누군가 노약자석에 앉으면 아주 쪽을 팔거나, 파렴치한이 되거나, SNS에 누군가 올리는 사진에 마녀 사냥을 당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이런 양보를 반강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많다. 그래서 좋은 점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런 일이 지켜지지 않으면 너무 큰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
일본은 자율적으로 한다. 그래서 오래 걸어서 다리가 아픈 경우 어른이나 청년들도 노약자석에 앉는다. 그리고 해당하는 노약자가 오면 자리를 양보한다. 물론 도쿄 지하철의 경우 여행자들도 많고, 양보를 하지 않는 경우도 보았다. 그러나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다리가 아픈데도 자리를 비워 두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정책을 정하는 사람들이 한번 더 검토해 보면 좋겠다.
우리나라의 경우 워낙 빠른 성장을 하다 보니. 시민의식이 성장하기 전에 많은 발전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반강제적인 양보가 많았다.(버스, 지하철의 노약자석 좌석 색깔) 그러나 이제는 우리 시민들도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는다. 이제는 시민 스스로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유교적 문화와도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잘 못하면 용서를 잘 못하는 것 같다. 자기도 참았으니 다른 사람도 참으라는 식이다. 늘 그렇게 살다 보니, 다른 사람의 실수를 잘 못 넘기는 것 같다. 그러나 실수를 허용하는 사회가 중요하다는 것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3 디즈니랜드
여기는 사람이 매우 많이 오는 곳이다. 그러나 놀이기구의 회전율이 생각보다 높았다. 엄청 빨리 진행이 된다. 그리고 휴대전화로 놀이기구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자유롭게 둔다. 놀다가 파손이 되면 본인이 책임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놀다가 휴대전화가 파손되면 본인이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이 가끔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위험하면 사전에 공지하고, 휴대전화 사용을 못 하게 했어야죠?”
자기 잘못을 책임 회피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회전목마를 포함한 어린이 놀이기구에서도 휴대전화 사용을 막고 있다. 어쩌면 디즈니랜드는 그런 상황 통제를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책임을 진다면 자유롭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벨트를 하나씩 모두 꼼꼼하게 확인한다. 회전목마를 예로 들면 놀이 기구가 끝나면 모든 사람이 다 나갔는지 확인하고, 입장을 시킨다. (디즈니랜드는 사람이 나가는 동안에도 입장을 한다.) 사람이 들어오면 한 명씩 꼼꼼하게 벨트를 확인한다. 그래서 안전하다. 그러나 회전율이 낮다. 일본은 쓱 둘러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준다.
이 또한 만약 안전사고가 날 경우 우리나라는 본인이 아닌 업체에 모든 책임을 요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업체가 잘못인 경우도 있겠지만.)
일본은
“자유롭게 허용한다. 단 본인이 책임져라.”
우리는
"왜 막지 않았느냐, 사전에 안내하지 않았느냐."
항의한다.
이런 문화를 보면서 자유는 책임에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책임을 질 수 있는 만큼 자유가 생긴다.
요약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력이 비슷한 것 같다.
실수를 허용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자유는 책임에서 나온다.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에게는 실수할 수 있는 자유와 기회를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