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엄마라니?!《7》

F인척 잘하는 T엄마육아 ing

by happyanding


오랜만에 아빠의 쉬는 날.



아빠의 영과 혼을 불태워 놀아주고

잠자리 인사를 하는데



"아빠, 재밌게 놀아줘서 고마워어- 진짜로 재밌었어!"



아들 한정 F인 아빠는 또 눈시울이 붉어졌다.

좋은 엄마는 못 얻었어도 좋은 아빠는 있어

다행스러운 순간이다.



"아구 감동~ 이제 자자" 하고 불을 껐다.

미안, 감동은 감동이고 엄마는 잘 시간이 중요하다.



-



육아의 참여가 높은 아빠이지만

임신, 출산, 육아, 아이와 관련된 모든 것으로

나를 넣어본 적이 없는 내게는 턱없이 부족하고


참 많이 달라진 세상에

아빠의 '참여도'를 따져야 하는 현실은

내 입에 담을 수 있는 모든 욕을 내뱉게 하기에 충분하다.



-



'좋은 엄마'는 생각도 자신도 없던 나와는 달리

'좋은 아빠가 될 거야'라는 남편의 말에

결국 임신을 시도하기로 했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했었다.


나는 현재가 가장 행복하다 생각하며 사는 이고

내 스스로가 좋은 부모가 될 깜냥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아, 아이는 꿈꾼 적도 원한적도 없고.


낳아보지 않고 굳이 상상해보지 않아도

얼마나 힘든 일인지 수 있어서,

아이를 낳으면 분명 덜 행복할 거라고.


그러니 네가 좋은 아빠가 돼 보라고.



-



실제로 아이를 낳고 산후우울증을 겪으며

남편에게 다시 말한 적도 있다.

나는 지금 덜 행복한 것 같아,라고.


세상에 이렇게 이기적이고 나쁜 마음을

갖는 엄마가 어딨냐고 많은 이들이 다그쳤지만

그런 엄마도 여기 있다.


엄마가 된다고, 아이를 사랑한다고

좋은 생각, 좋은 말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어떤 이와 어떤 사랑을 해도 그랬던 적은 없었고

아이와의 사랑도 내겐 마찬가지였다.


이런 나를 숨겨놓고 단 한순간도

아이를 원망하지 않는, 힘들어하지않는

슬퍼하지않는 좋은 엄마로 나를 포장하기엔

인내심도 없었다.


힘들었다.


내게 날라들 비난의 개수와 크기를 가늠하고도

기어이 못된 말을 뱉어야 했을 만큼 힘들었다.

이해받지 못할지라도 뱉어, 버려야 버틸 수 있음이었다.



-



나는 여전히 못된 엄마고,

어느 날은 잔인하리만치 단호하고 솔직하다.


오늘도 좋은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에 좌절했다가,

다시 생각한다.


나는 좋은 엄마 말고 행복한 엄마로 살 길 택했으니

이런 나를 받아들이자, 미안해 말자.


내 아이도 조금은 이기적이게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크길.

바라고, 또 바라며.


스스로 사랑하는 내가 되자.

행복한 엄마가 되자.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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