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을 했어요...라고하면,
사람들은 “지금은 완치되신 거예요?”라고 되묻습니다.
'건강해 보이니 다행이네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이 질문 앞에서
나는 한 박자 머뭇거리게 됩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사실, 암에게 ‘완치’란 말을 선뜻 붙이기란 어렵습니다.
완치가 아니라…
암과 함께 살아가는 중이라고 말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지 몇 해.
“요즘엔 유방암 흔하잖아요. 별거 아니지 않나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그 ‘별거 아닌’ 병 앞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두려움 속에서
삶의 균형을 잃고 다시 일어서야 했는지를요...
저는 갑작스럼 암진단에 수술을 받았고,
6개월간 항암치료를 견뎠으며,
그 후론 매일같이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매달 주사를 맞으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6개월마다 한 번씩,
나는 다시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선 마음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병원에 도착했지만
월요일이라 그런지, 지하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습니다.
다시 지하주차장을 나와서 지상 주차타워로 향햤지만 거기도 자리는 없었습니다.
병원을 한바퀴돌아 겨우 지상에 있는 제 3주차장 꼭대기에 이중주차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진료실 앞에 도착하니 벌써 1시간이 흘러 있었습니다.
진료 시작도 전에 진이 빠졌지만, 익숙한 일입니다.
10여년 간 부모님를 모시며 병원을 오간 보호자였고,
이젠 환자의 자리에서 다시 이 시간을 살아냅니다.
접수 후 1시간은 기본이라 대기실에 기다리지 않고 지하 구내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비빔밥 한 그릇을 천천히 비우고 라떼 한 잔으로 지친마음을 다독여 보았습니다.
다시 진료실로 올라와도 번호는 아직 대기중이었습니다.
30분쯤 더 흘러서야 의사 선생님의 얼굴을 마주했습다.
진료 시간은…고작 2~3분.
“검사결과 이상 없습니다. 다음은 6개월 뒤에 뵙겠습니다.”
그 말 한마디를 듣겠다고, 오늘 오전 내내 동동겨렸나봅니다
하지만 그 말은 다시 오늘 하루를 지탱하게 해주는 말이었습니다.
다시 6개월 후의 검진예약을 잡고,
6개월치 약을 받아 들고 마치 아무 일 없었던 듯
일터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엔 오늘 하루가
또 하나의 생존기록으로 남았습니다.
삶은 매일같이 평범하지만,
그 평범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치열한 하루를 살아냅니다.
"암은 끝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다시 살아내는 이야기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