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까지 달려야 비로소
기차가 멈추는 줄 알았다
죽음이 종착역이라고
왜 아무 의심 않고 믿었을까
왜 계속 기차를 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누가 나를 달리는 기차에 태웠는지 모른다
중간중간 정차하면 내리던 사람들
자기만의 마을을 찾아가던 사람들
왜 나만은 끊임없이 달려야 한다 믿었을까
역에서 내리면 낯선 곳으로 가야 한다
달리지 않는 어색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집을 짓고 밥도 지으며 살아야 한다
그곳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내야 한다
그것이 삶의 안정이고 정착이다
나에게는 불안한 단어
안정
그것은 나에게 죽음
죽어야만 끝난다고 생각했던 쉼 없는 레이스
기차역에서 내려도 생은 끝나지 않는다
나는 죽는 게 아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자
기찻길을 걸어 내마음에 드는 동네에 정착하자
이번 역의 이름은 바로 지금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