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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사 Aug 12. 2019

배울 게 많으면 선생님 아닙니까? BTS가 준 깨달음

방탄소년단에게 배우는 삶의 자세 (2) -  동생라인


①편에 이어서 계속... (<-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케미 대마왕, 제이홉


방탄소년단의 대외적인 리더가 RM이라면, 팀 내 실질적인 살림을 담당하는 사람은 94년생 동갑내기 친구 제이홉(정호석)이다. 데뷔 전 고향 광주에서 스트리트 댄서로 이름을 날렸던 제이홉. 그는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 디렉터 손성득 안무가도 인정한 팀 내의 안무팀장이다. 직접 안무를 짜기도 하고 무대 안과 밖에서 매의 눈으로 멤버들의 퍼포먼스를 진두지휘하는 일명 ‘정 팀장‘이다. 그래서 시상식에서 퍼포먼스 관련 상을 수상할 때, 수상 소감은 늘 제이홉의 몫이다.   


퍼포먼스 실력만큼이나 눈에 들어왔던 것이 하나 있다.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엄마처럼 살뜰하게 챙기는 것. 멤버들의 컨디션부터 의상, 헤어스타일은 물론 적절히 채찍과 당근을 휘두르고 멘탈 케어까지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멤버들은 리더 RM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제이홉을 믿고 따른다. 그 어떤 멤버와도 찰떡 케미를 자랑한다. 팬들이 구분하는 팀 내 비공식 유닛만 해도 수없이 많다.  


RM, 진, 슈가, 제이홉으로 구성된 <형 라인>

RM, 슈가, 제이홉으로 이뤄진 <랩라인>

지민, 제이홉, 정국으로 모인 댄스 라인 <삼줴이(3J)>

94년생 동갑내기 RM과 <구사즈>

일반적인 20대 청년들과 비교해 흥과 애교가 넘치고 스킨십을 자주 하는 <봅(V+J-hope)>

방탄소년단의 대표 겁쟁이들, 소동물들, 개복치들!
무해하고 무해한 조합으로 둘 다 본명에 '석' 자가 들어가는 <투(2) 석(김석진+정호석)>

전라도 광주 출신 제이홉과
경상도 대구 출신 슈가가 함께 하는 화개장터, 래퍼 출신 보컬 유닛 <솝(SUGA+J-hope)>   


모든 유닛의 중심에 제이홉이 있다. 심지어 무기력 끝판왕 슈가가 꼽는 최애 멤버는 자신과 정반대의 성향인 하이텐션 제이홉이다. 지칠 때면 '제이홉이 없어서 힘이 안 난다. 제이홉을 데려와라'라고 할 정도. 다음 생에는 돌로 태어나고 싶다고 버릇처럼 말하는 슈가도 제이홉과 함께 하는 순간만큼은 유난히 텐션이 높아진다.


그래서 리더 RM은 제이홉을 두고 ‘물 같다’고 평한 적이 있다. 어떤 그릇에 담 든 그 모양에 맞춰 형태를 달리하는 물처럼 어떤 무대이건, 어떤 사람이건, 어떤 상황이건 편안하게 맞춰 준다. 모든 멤버들과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그들에게 다 맞춰주진 않는다. 억울하거나 멘털적으로 변화가 생기면 겉으로 드러나는 신호가 있다. 바로 입이 시옷 모양으로 변하는 ‘시옷 입‘ 상태가 되는 것. 오랜 합숙 생활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멤버들은 재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제이홉이 ’ 시옷 입' 상태 해제를 위해 애쓴다.  


제이홉에게 배운다. 일방적인 희생은 없다. 나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수용할 수 없는 능력 밖의 일은 분명하게 ‘No‘를 외친다. 모두를 위해 나 하나쯤 희생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양보와 희생의 캐릭터가 되면 그저 호구가 될 뿐이다. 내가 희생하면 누가 알아주겠지? 언젠가 보상이 오겠지? 그건 나만의 착각이고 자위다. 나의 감정, 나의 컨디션, 나의 생각을 표현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알 수 없다.

  
백조가 된 미운 오리 새끼, 지민


2011년, 현대무용 전공으로 부산예고 무용과에 전체수석으로 입학한 수재 박지민. 개교 이래 무용과에서 전체수석이 나온 적이 없어서 당시 꽤 유명했다. 무용계의 샛별로 장학금을 받으며 부산예고에 다니던 지민이 어느 날 학교를 떠나 서울로 상경한다. 데뷔까지 고작 1년.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낮이면 학교에 가고, 밤이면 새벽가지 자는 시간을 쪼개 연습에 매진했다. 하지만 욕심만큼 실력은 빠르게 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방출 위기가 몰아닥쳤다.


무엇보다 자신의 주 무기인 춤이 문제였다. 무용계에서 촉망받던 현대무용 유망주는 모든 것을 제로 세팅에서 시작해야 했다. 분명 춤이라는 큰 카테고리는 같았다. 하지만 호흡도, 쓰이는 근육도, 표현하는 방법도 지금까지 몸에 익혀왔던 현대 무용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모국어가 아닌 새로운 언어를 배우듯, 아이돌 무대 퍼포먼스라는 새로운 몸의 언어를 익혀갔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부단한 노력으로 극복해냈다.  


결국 이제 모두가 알다시피 지민은 방탄소년단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유니크한 보컬은 물론 넓은 댄스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파워풀함과 유연함을 자유자재로 넘나 든다. 그의 무대를 보고 있으면 ‘무대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왜 나왔는지 알게 된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지민의 성장은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된 한 편의 동화다.


지민에게 배운다. 분주한 물갈퀴질 없이는 우아한 백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에 떠밀려 내려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물에 가라앉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물갈퀴질을 해야 한다. 그래서 때가 되었을 때, 수면 위를 박차 오르고 백조는 비상할 수 있다. 노력 없는 결과는 없다. 노력을 한다고 해서 꼭 성공을 하는 건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 노력이라는 키워드가 필수다. 우리 사회는 성실한 노력과 정직한 땀을 우습게 여기는 시선이 분명 존재한다. 꼼수와 편법을 쓰지 않는 사람을 바보 취급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 땀의 가치를 아는 자만이 성공 앞에서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을.


한없이 투명한 청정 1 급수, 뷔


살아 있는 구체관절 인형, CG 같은 비현실적인 비주얼이라고 해서 CGV, 각종 설문조사를 통해 1남으로 여러 차례 등극해 붙은 별명이 '세일미' 등등 외모로 국위 선양한다는 얼굴 천재 뷔. 화려하고 또렷한 이목구비에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강력한 비주얼로 일반인들도 팬으로 끌어들이는 ‘입덕 요정’으로 불린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 봤을 때는 세상 차가운 도시미남 혹은 뱀파이어 같지만, 실상은 좀 많이 다르다. 주체하지 못하는 흥으로 대기실을 종종 춤판으로 만들고, 멤버들에게 끊임없이 치댄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만든다 해서 ‘김스치면인연‘으로 불릴 정도로 친화력이 좋다.


흥도, 웃음도, 눈물도 많은 뷔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표정으로, 말로, 행동으로 드러낸다. 아이돌이지만 서슬 퍼런 잣대를 들이대는 대중 선생님 앞에서도 필터조차 씌우지 않은 투명한 면모를 곳곳에서 보여준다. 애써 꾸미지도 않고, 일부러 감추려 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게 ‘태태어‘라는 게 있다.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는 뷔만의 독특한 화법이다. 학창 시절 친구들이 부르던 별명 ’태태(본명 - 김태형)‘에 자신만의 4차원 언어 체계를 더한 말로 주로 어순이 뒤바뀌거나, 비슷한 단어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 맨날 하고(매일 건강하고)
이 귀를 들은 멤버들 미안해 (이 멘트 들은 멤버들의 귀 미안해)
현실이냐(실화냐)
그걸 제가 눈을 봤어요 한 번(두 눈으로 직접 봤어요)
허리가 나가사키 될 거 같아요(허리가 나갈 거 같아요)
조금만 기다려 많이 해주시고(많이 기다려 주시고)


RM처럼 유려한 말솜씨와는 또 다른 뷔의 화법 안에는 그만의 순수함과 솔직함이 담겨 있다. 어순이 좀 뒤바뀌어도, 단어가 헷갈려도 주눅 들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은 다 한다. 멤버들이 놀리건, 팬들이 짤을 만들건 솔직하게 표현한다. 그런 게 두려워 담아두고 숨기기보다, 감정을 내뱉고 공유한다.   
 
뷔에게 배운다. 감정은 표현해야 한다. 감정을 숨기면 나를 썩게 하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곪게 만든다. 내 감정에 솔직해야, 남들의 감정을 꼬임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솔직한 감정표현은 건강한 관계의 시작이다. 더 이상 감춤은 미덕이 아니다. 연약한 감정은 밖으로 분출할수록 강해진다.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세상 밖으로 표현하고 공유하라.


개 SSang마이 페이스, 정국

얼마 전, 부산의 작은 승복(僧服) 전문 쇼핑몰 서버가 다운됐다는 기사가 떴다. 자그마한 인터넷 쇼핑의 서버다운 소식까지 이제 뉴스가 되나 싶었다. 하지만 기사를 천천히 살펴보고서야 그 고개가 끄덕여졌다. 며칠 전, 방탄소년단의 막내 정국이 일본 공연을 위해 출국차 공항에 왔을 때, 공항 패션으로 그 브랜드의 3만 4천 원짜리 생활 한복을 입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국의 생활 한복은 금세 SNS의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고 정국이 입은 생활 한복을 구매하고자 전 세계의 팬이 몰려들어 한때 쇼핑몰 홈페이지의 서버가 다운됐다. 한반도의 끄트머리, 부산의 중소업체도 방탄 특수를 누리게 될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공항패션’으로 스타들의 일상복과 패션 센스를 엿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공항패션’은 패션 브랜드의 홍보 각축장으로 변질되었다. 그런 면에서 요즘 같은 예민한 시기에, 공연을 위해 일본을 오가면서 공항패션으로 생활 한복을 선택한 정국을 보며 생각했다.  


이 친구는 진짜 개 SSang마이 페이스구나


무슨 의도나 메시지가 있는 건지 본인이 스스로 밝히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생활 한복을 입고 일본을 오간 것에 대해 별도의 코멘트는 없었다. 하지만 평소 그의 패션 취향을 조금이라도 아는 팬들이라면 복잡한 분석이나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는 게 부질없다는 걸 안다.


생활한복은 패션 실용주의자, 정국다운 선택이다. 방송이나 무대 위에서는 스키니하고 화려한 패션을 선보이는 방탄소년단. 그래서일까? 정국은 일상에서 본인 사이즈 보다 한없이 넉넉하게 입는 오버핏 스타일을 고수한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똑같은 디자인의 다른 컬러 옷들을 여러 벌 산다. 생일 선물로 무지 티 50장을 받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무지 티를 격하게 좋아한다. 빨래 요정이라 불릴 만큼 빨래를 사랑하는 정국에게 핏 넉넉하고, 물빨래가 가능한 생활한복은 합리적인 선택일 뿐이다.


신이 정국을 창조할 때 패션센스만큼은 좀 아꼈지만, 그 외의 능력들은 골고루 그리고 차고 넘치게 쏟아부었다. 비주얼, 피지컬, 춤, 랩, 퍼포먼스, 매력, 승부욕, 갭 차이 등등 외에도 아이돌이 갖춰야 할 갖가지 덕목을 고루 아이돌의 표본으로 불리는 정국. 여기에 그림, 영상편집 등 음악 외적인 부분에 이어서도 다재다능한 능력을 발휘해 아이돌계의 사기 캐릭터로 분류된다. 그래서 무엇이든 만능인 ‘황금 막내‘라는 별명이 늘 따라다닌다. 꽃길만 걸었을 것 같은 정국도 방탄소년단의 멤버이기 때문에 당연히 흙길을 함께 걸었다.


고작 15살에 연습생이 되었고, 17살 나이에 데뷔를 한 정국. 제대로 인격이 형성되기도 전, 이미 혹독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초, 환호보다 비난, 멸시, 편견 같은 단어가 지독하게 따라붙었다. 어쩌면 성공과 희망보다는 ‘오기‘가 오늘의 방탄을 그리고 정국을 만들었을지 모를 일이다. 사춘기 소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좌절이 그를 덮칠 때마다, 별일 아니라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나 뚜벅뚜벅 자기 갈 길을 갔다. 자신의 능력을 알았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곧 빛을 보게 될 자신을 믿었다. 내면이 단단한 사람에게 찾아오는 당연한 해피엔딩이다.


정국에게 배운다. 목표가 분명하다면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지 불안에 떨 필요도, 나의 선택을 의심할 필요도 없다. 오직 나를 믿어라. 목적지로 가는 길은 여러 개가 있더라도 결국 나는 그 목표 지점에 도달할 테니.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며 내가 생각한 방향으로 전진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걱정의 탈을 쓴 비난, 조언을 가장한 멘탈 깎아 먹는 잔소리 같은 불필요한 소음 따위에 굳이 귀 기울일 필요 없다. 쉽고 편한 길로 안내하겠다는 유혹 앞에서도 눈을 감아야 한다. 쉽게 얻은 것은 분명 쉽게 잃어버린다. 그저 내가 선택한 나의 길을 가면 되는 거다. 개 SSang마이 페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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