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추억을 팔아 오늘을 샀어
실행
신고
라이킷
7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명랑한삐삐
Sep 19. 2021
오, 마이 달리(Dali)
스페인 - 피게레스(Figueres)
저는 창의적인 사람들을 동경해요.
대부분 예술가들이시죠.
그 자유로운 사고의 원천이 궁금하고,
무에서 유를
빚어내는 재능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
노력형 천재'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
열심히만 한다고, 누굴
따라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영감에 사로잡힐 때 반짝하고 탄생되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분'이 오셔야 발휘되는
그런 거요.
저는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를
가장
좋아해요.
다른
훌륭한 화가들도 많지만
그 기발한 예술세계가 꽤나 직관적이라
배경지식이 없는 저 같은 이도
캬, 와, 하, 이야 하며
감탄사를 남발하게 되거든요.
이 영감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 진짜 궁금해요.
그 상상을 실현해내는 것도 대단하고요.
저는
스페인에
서
프라도
미술관보다 달리 뮤지엄이 더 기대됐
어요
.
실제로도 더
인상 깊었고요.
저는
바르셀로나에서 기차
로
피게레스
(
Figueres)
를
당일 왕복했어요.
오직 달리를 보는데 하루를 할애했죠.
그런데
그 많던 한국 여행객이, 아니 동양인 자체가 그날 거기엔 한 명도 없더라고요.
달리의 고향 마을에서 저는 새삼 알게 됐죠.
아, 내 취향이 확고하구나.
저
는
기억
의 지속(The persistence of Memory,1931)으로 달리에 입문했는데요,
흘러내리는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작가 누구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모네와 고흐의 풍경, 르누아르의 인물화만 보던 사람이었거든요.
아름답잖아요.
어떤 선배가 자신은 드라마를 안 본다며
'내 삶도 피곤한데 허구까지 보면서 정신을 피곤하게 싶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딱 그 느낌으로다가
밝은 그림을 보며 밝은 생각을 하고 싶었거든요.
사실 초현실주의라는 말자체도 와닿지 않았어요.
현실(realism)을 초월해(sur-)?
네, 저는 판타지 영화에도 흥미가 안 생겨요.
그러던 제가 달리를 알게 되었답니다.
달리 뮤지엄은 외관부터 '달리'에요.
누가 이런 디자인을 생각해내겠어요?
내부의 건물구조부터 작품 하나하나가 감동입니다.
이 아이디어
를 온전히 흡수해가고 싶었어요.
실상 그 기억은 오래가지 않았지만요.
그 순간은
정말 가슴 벅찼어요, 정말로.
제 직업도 창의성이 필요한데요,
단순노동의 비중도 만만찮아요.
밖에서 보면 모르겠지만 실상은 그래요.
시대가 달라졌어도 구식의 것은 사라지지 않고
시대가 달라졌다고 새로운 걸 시도하기 힘들죠.
그래서 직장일에 치일 때면
멍텅구리가 되어가는 듯한 위기감도 찾아와요.
신규직원의 합격성적은 고공행진이나
진입과 동시에 발전이 정지된다는 업계의 자평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어 유감이네요.
그래도 통통 튀는 후배들에게 배울 게 많아요.
저는
유연한
사
고를 바라요.
이토록
다채로운 세상에서 몇 가지만 고집하며 산다는 게 아깝잖아요.
그렇다고 지식이나
예술을 소비만 하던 사람이 갑자기 생산해내는 수준이 되진 않겠지만,
내 영역에서 현명한 소비자가 되면 되는 거겠죠.
늙음을 최대한 지연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할걸요?
혈액순환이 막히면 우선 쓸 수 있는 약이라도 있지,
생각이 막히면 자기만 옳다고 우기니 방법이 없잖아요.
보톡스를 맞고 염색을 하고 옷을 젊게 입는다고
고루한 생각까지 가려지는 건 아니니까요.
인생이 더 재미있으면 좋겠어요.
keyword
스페인
예술가
창의성
명랑한삐삐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360일의 보츠와나
저자
삐삐의 명랑함을 동경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구독자
186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네 욕망의 칼을 받으라
걱정마, 네 뒤엔 내가 있다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