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면서 에너지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을 때.
그 대상으로 인해 눈물이 쏙 빠질만큼 웃을 일이 있거나 때때로 마음이 따뜻해지거나 스스로 위로를 받기도 할 때.
자주, 빈번하게, 작거나 아주 크게도 행복을 느낄 때.
나는 그것을 보람이라고 합니다. 교사로서 느끼는 기쁨이라고 해두죠.
"선생님! 체험학습 잘다녀 왔어요. 이거 제가 만들었는데요 선생님 주거나 집에 가져가거나 해도 된대요."
"그래? 우와. 진짜 잘 만들었다!! 그럼 집에 가져가야지"
"집에 이거 놔둘데도 없을것 같아요. 가져가다 이거 부러질거예요 ."
"아. 그럼 선생님 주는거야?
"네.."
H는 유창하게 말하는 법을 몰라 자꾸 생각나지 않는 단어를 이거이거 라고 말한다. 그리고 발끝을 내려다보며 수줍게 웃는 우리반 분홍꽃 H.
나는 어느새 또 코끝이 찡해져
"진짜? 선생님 줄거야?너무 예쁘다. 진짜 마음에 들어. 여기 칠판위에 두고 자주자주 들여다볼게^^"
그러면서 잔소리는 또 길어진다.
"바로 태권도장에 갈거지? 다른데 가면 안돼. 오늘 무척 더웠으니까 샤워는 꼭 하고 자야돼. 머리도 시원하게 감고. 약속할 수 있지?
조심히 가! 내일보자!"
삐뚤빼뚤 귀여운 노란색 고양이 거울을 손으로 쓱 닦아본다. H가 내내 힘겹게 붙였을 애잔한 클레이 장식과 활짝 웃는 내 모습이 보이며 또 생각하기를,
'이런, 너무너무 행복한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