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된 기억
모든 기억에는 포장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과장과 왜곡이 일어나더라도 매듭을 마무리 짓고 포장을 끝냈으면 돌아보지 말고 끝. 그걸로 끝이다. 그러다 먼 훗날 어느 날, 기억에도 잊고 지내다 우연히 그중 하나를 발견해 다시 풀어보곤 내가 포장한 것과 그 내용물의 실체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 그때의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것을 포장했을지, 왜 하필 이 색깔의 리본을 고르고 여기에 이런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였는지, 그제야 온전히 이해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그제서야 진짜 선물을 받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