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이란 역시 일격에 생이 끝나는 거라 생각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을 심판하는 건 결국 저 자신이라 생각하고요. 또 제가 참회를 그만두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행동도 하지 못하는 건 학습된 선 안에 오래도록 갇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두들겨 맞으면서 학습했던 선이요. 그리고 평생 벗어날 수 없겠죠. 철창 없는 우리에서 벗어나고 나면 두들겨 맞으리라는, 실체 없는 공포 속에서요. 그런 제 선의가 과연 오롯이 맑은 뜻에서만 시작되는 걸까요. 그것은 제가 잃을 것이 커짐에 따라 반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것, 큰 것 둘 중 어느 쪽을 베풀건 저는 여지없이 초라해지고 말겁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마지막 생에서 윤회의 고리를 끊는 선택지가 주어졌었을지도 모르겠다고요. 그때 이 똥밭을 한 번 더 굴러 보겠다고 컨티뉴 버튼을 누른 건 저였을 것 같습니다. 그때의 제 뺨을 쳐주고 싶네요. 걔는 왜 맞는지도 모르겠지만요.
아셨겠지만, 이게 다 그저 웃자고 하는 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