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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노래 02

저작권에게 보내는 편지

by 하루하늘HaruHaneul

내가 쓰지 않았더냐

그러니 이 글은 내 글이란 말이다


가져다 사이에 살짝 끼워 넣어도 그 글은 내 글이란 말이다


푸른 새벽 서슬 퍼런 냉기를 마다않고

낯선 길을 내달려 눈물을 훔치며 써내려간 글이란 말이다


무명이라 서럽지도 아프지도 않단말이다


마음을 삐져나와 허공에 쓰는 나의 노래가

글이 되어 자판에 내리 꽂힐 때

그저 살아있음을 느끼면 그뿐이란 말이다


좁고 갑갑한 이 공간에서

오직 내가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길

틀어막아도 삐져나오는 이 한을

써 내려가면 그뿐이란 말이다


그러니 이 글은 내 글이란 말이다


긴 호흡 가쁜 숨을 토해내며

주문처럼 되뇌는

무명이 부르는 가슴 아픈 노래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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