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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봄 May 29. 2021

성인 ADHD, 콘서타 먹고 난 후 이룬 것


브런치에 글을 오랜만에 쓰는 것 같다. 그동안 글을 좀 써보려고 했는데, 워낙 바빠서 시간이 없었다.


아무튼, 브런치 글을 쓰지 않는 동안 나는 콘서타 36mg를 복용하다가 27mg로 내렸다. 퇴사하고 나서 주말 동안은 약을 먹지 않으면서 (콘서타는 각성 효과가 나니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쉬어주는 것도 괜찮다고 선생님과 상담했음.) 내 습관을 지켜보았다.


물론 약을 먹을 때와 안 먹을 때 차이는 좀 있다. 집중 시간이라든가, 다리를 떤다든가, 다른 생각에 빠지곤 한다든가. 그런데 확실히 약 먹으면서 습관을 하나씩 잡은 덕분인지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한번 집중하면 다른 생각을 잘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많이 나아졌다는 생각에 27mg로 내려 보기로 했다. 결론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집중도 36mg와 비슷한 것 같고, 글 쓰는데 딱히 거슬리지 않다.


여기까지는 그저 근황이었고… 콘서타를 먹고 나서 이룬 것을 얘기하고 싶다! 


그동안 뭐 했냐면… 처음으로 웹소설을 출간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작품도 출간 예정이다. 

(무슨 글인지는 비밀!)


예전에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나는 한 번도 완결이란 걸 내보질 못했다. 시놉시스도 없었고, 중간에 가로막히는 게 생기면 금방 포기해버리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났다. 


그런데 콘서타를 먹으면서 시놉시스도 짜 보았다. 중간에 캐릭터가 이리저리 뛰어서 새로운 사건이 생기고 가로막히는 게 있긴 했었지만, 끈질기게 이런저런 상황을 두고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결국엔 완결까지 끌고 갈 수 있었고, 두 번째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글을 쓰면서 많이 배운 건 집중력인 것 같다. 아니, 글 쓰는 것 보다도 ‘교정’할 때 집중력을 배운 것 같다. 웹소설을 출간하기 전에 내가 쓴 글을 출판사에서 교정한 뒤 넘겨주는데, 그때 내가 얼마나 집중력이 거지 같았는지 알 수 있었다. 글씨가 눈에 안 들어왔다. 문장을 읽는데 중간이 흐릿하게 보여서 3, 4번 다시 읽었다. 물론 나중에는 점차 나아졌다.


또한, 알게 된 건 약효가 떨어졌을 때 쓴 문장을 보면 좀…… 어처구니가 없다. 시점이 갑자기 바뀌고, 주어가 없어져서 뭘 말하는지도 모르는 문장이었다. 분명 글 쓸 때 3번 정도 읽었는데 ㅎㅎ;


그래도 교정을 하면서 집중하는 습관이 좀 더 올라간 것 같다. 그래서 약효가 떨어지고, 약을 먹지 않아도 어느 정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글 쓰는 것도 마찬가지이고.


처음 병원 갔을 때 중간에 포기한 게 많다 보니 자존감이 많이 하락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 이번에 콘서타를 먹으면서 완결을 내고 출간을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생각 자체가 ‘나도 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 


다른 말이지만, 처음 완결 냈을 때 좀 어안이 벙벙했다. 


“어? 뭐야, 쉬웠던 거네? 근데 왜 나는 이제까지 못 했을까?”


‘무기력증 + 집중력 저하 + 금방 질림’으로 무언가를 완성한 적 없으니 당연했다.


그래서 생각해 봤던 게, 콘서타 먹으면서 좀 괜찮아지니 스스로가 용기를 얻지 않았나 싶다. 예전에는 ‘아, 또 금방 포기할 건데… 내가 그렇지 뭐.’라는 생각을 했다면, 콘서타 먹으면서 ‘아 할 수 있어. 한번 해보자. 약도 먹었는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 게 거기까지 끌고 가지 않았나 한다. 


언제 글을 한 번 읽은 적 있는데, 조그마한 긍정적인 생각이 나를 움직인단다. 그래서 약 효과와 더불어 완결을 낼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물론 시놉시스도 적고 그랬으니 전보다 더 쉬웠겠지만…)


아무튼, 콘서타 약을 먹으면서 드디어 웹소설을 출간하게 되었다!


작지만 내가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소설로 돈을 버는 것. 


아직 부족한 실력이지만, 계속 이렇게 하나씩 쌓아간다면 계속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사실 콘서타 먹으면서 슈퍼맨이 되는 게 아닌지라 가끔은 ‘내가 될까? 뭐가 달라지긴 하려나?’ 의심도 했었는데…. 


결론은 ‘됐다!’


콘서타를 먹으면서 내 꿈 하나를 이루었다. 


그러니 다들 포기하지 않고 저처럼 하나씩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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