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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살 Jun 27. 2022

처방전: 행복하게 살아가기

김하살의 초록돈색 인터뷰 <문효님> 

문효 / 만 20세 / 백수


김하살: 문효 님,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문효: 저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쿠팡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김하살: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취업하는 경우도 있는데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가 있나요? 

문효: 졸업하고 취업이 예정됐었는데 코로나19가 심해져서 취업이 취소되었어요. 용돈이라도 벌기 위해 쿠팡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아르바이트를 정말 원해서 시작한 건 아니에요. 여유가 있었다면 좀 더 준비해서 취업했을 거예요. 그런데 집안 사정이 기초수급자가정으로 분류될 정도로 좋지 않아서 바로 돈을 벌어야 했어요. 


김하살: 돈을 바로 벌어야 하는 사정이라 하셨는데, 돈 때문에 학업이나 취업 준비에 지장이 있었을 것 같아요. 

문효: 없다고는 못해요. 고등학생 때 패션디자인과였는데 과제를 할 때마다 원단을 사야 했어요. 원단을 살 때마다 부모님과 갈등이 있어서 정말 스트레스였어요. 겨우겨우 부탁드려서 재료비를 받았어요. 친구들과의 일상에서도 차이가 있었어요. 주말에 옷을 사러 번화가에 나가자고 해도 저는 항상 돈이 없다고 거절했어요. 이렇게 친구들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나에겐 부담이라는 것을 몸소 느꼈던 적이 많아요. 



돈은 여유의 기본조건이에요


김하살: 문효 님에게 돈은 어떤 건가요? 

문효: 우선, 돈은 여유의 기본 조건이에요. 모든 여유는 돈에서 나온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느낄만한 경험을 많이 했었어요. 특히 부모님을 지켜보면서 느꼈어요. 공과금이나 월세, 대출금이 나가는 날에는 어머니가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져서 싸움이 잦았거든요. 저도 여유가 없다면 주변 사람에게 예민하게 굴까 봐 걱정돼요. 돈이 있으면 여유로울 것 같지만, 그건 또 아니에요. 돈이 언제 어떻게 없어질지 모르니까 항상 불안해요. 돈은 인간답게 사는 조건의 마지노선이기도 해요. 드라마 같은 걸 보면 돈 때문에 무너지는 사람들 있잖아요, 비록 허구지만 그런 사람들을 보면 공감이 가요. 쿠션 없이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느낌 말이에요.



경제적 자유에 반 발자국씩 가까워지는 중이에요


김하살: 문효 님은 경제적 자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문효: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경제적 자유의 기준이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 지금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어요. 학생 때는 부모님께 사정해서 준비물을 겨우 샀는데, 지금은 아르바이트하면서 돈을 스스로 벌고 있으니까요. 이 돈으로 먹고 싶은 걸 먹어 보고, 돈이 없어서 보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면서 자유를 누리고 있어요. 누군가는 당연하게 누리는 건데 저는 성인이 돼서야 겨우 만끽하니까 ‘경제적 자유’라고 말하기 어렵긴 해요. 그래도 지금 만족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걸 내 돈으로 해결하니까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돈 덕분에 시야가 넓어졌어요. 여유가 더 생기면 저 자신에게 투자하고 싶어요. 경제적 자유 기준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어요. 자유를 위해서 한 발자국도 아닌, 반 발자국씩 나아가는 중이에요.



정규직으로 취업을 하고 싶어요


김하살: 문효 님은 미래에 어떤 삶을 꿈꾸세요?

문효: 정규직으로 취업을 하고 싶어요. 4대보험도 적용받고 돈도 안정적으로 많이 벌어서 지금보다 경제적 자유를 더 누리고 시야를 넓히고 싶어요. 주변에서 ‘너는 왜 취업 준비도 안 하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근데 저는 지금 상황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조금 벅차요(웃음). 취업 준비에 쏟을 여유가 사실 없거든요. 돈도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요. 누군가는 제가 가만히 하루하루 산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나름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 열심히 버티고 있어요. 



행복하게 살아가기


김하살: 문효 님과 비슷한 상황을 겪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그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문효: 종종 시를 쓰는데요. 얼마 전에는 지하철 시 공모전에 당선되기도 했어요. ‘자국’이라는 시를 어피티 독자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문효: 시를 쓰면서 행복이 뭔지 많이 고민했어요. ‘행복이 경주 끝에 있는 도착선 마냥 달려가면 얻는 성취감 같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행복은 얻어내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생각을 담아 시를 썼어요. 이 시가 ‘행복하게 사는 게 대체 뭔데?’라는 질문의 출발선이 되면 좋겠습니다. 

모두 몸, 마음 건강하고 같이 화이팅해요!



문효 님의 샀잘샀(샀지만 잘 샀다) BEST3


BEST1: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 399,109원

너무 사고 싶어서 오랫동안 돈을 모아서 샀어요!


BEST2 : 진주여행의 KTX비 40,300원

태어나서 처음 혼자 떠나 본 여행이었어요. KTX타는 것도 처음이어서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BEST3: 쇼핑몰에서 산 원피스와 카디건 69,300원 

코로나가 끝나면 빨리 입고 다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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