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림 팔렸어? 안 팔렸으면 엄마가 살게.“
갑자기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
엄마가 내 그림을 산다니, 생각지도 못했던 전개다.
이 그림을 그릴 때 엄마는 내 바로 앞에 있었다.
엄마랑 같이 카페에 갔던 날, 반딧불이 축제에 다녀와서
처음 눈으로 본 반딧불이가 신기했다고 조잘거리는 딸에게
엄마는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엄마가 시골에서 살았잖아. 그 때는 밤이 되면 은하수가 보였어.
반딧불? 당연히 보였지. 그래, 엄마는 반딧불이를 보고 자랐어.
응응, 요즘은 반딧불이 보기가 힘들지.
우리 딸은 반딧불이를 본 적이 없으니 처음이겠구나.
엄마는 가끔 그 시골이 참 그립다.
우리 엄마는 항상 시골을 그리워했다.
맑은 공기, 숲, 자연 같은 것들은 엄마에게 휴식같은 공간이었나보다.
서울에 잠깐 살았을 때에도 우리 엄마는 숨이 막힌다고 했다.
자연이 많은 곳에서 살고 싶다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하곤 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엄마와의 통화.
”엄마가 제 그림을 왜요?"
”나는 초록초록한 그림이 좋아. 마음이 편해져."
엄마한테 그림을 파는 게 맞는 건가,
딸이라서 사주고 싶은 건가 싶어 잠시 망설여졌다.
하지만 내 평생 동안 그림을 그렸어도,
내 그림을 사고 싶다는 엄마의 말은 처음이라
왠지 기분이 묘했다. 진심인가.
작업실 창고 어딘가에 박혀있는 것보다,
내 그림을 진심으로 사랑해 줄 누군가에게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적어도 나보다는 더 자주, 더 오래 봐줄 테니까.
결국 나는 엄마에게 내 그림을 팔았고,
그 그림은 본가 식탁 앞에 걸렸다.
엄마는 그 그림을 매일 보며 밥을 먹는다고 했다.
아직도 엄마가 진짜 딸이라서가 아니라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산 건지 긴가민가하지만...
(엄마는 그림이 예뻐서 산 거라고 얘기하지만 못 믿는 나 ㅋㅋ)
뭐 어때! 딸이라서 사준 거였다면 오랜만에 용돈 받은 셈 치지 뭐.
나는 내 그림이 팔린 날,
신나는 마음으로 물감을 사러 갔다�ㅋㅋㅋ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콜렉터님, 고마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