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회사 인간관계는 답이 없다
여초회사에서 일하는 연구원
Turn your wounds into wisdom.
너의 상처를 지혜로 만들어라
- Oprah Winfrey (오프라 윈프리)
나는 여초회사에서 일하는 연구원이다.
내가 임신이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직장 스트레스인 것 같다.
우리 실험실은 압도적으로 여자 연구원이 많은 여초회사이다.
여긴 정글이다.
약삭빠르게 상황을 살피며 처세를 잘 하는 여우 또는 '난 아무것도 몰라요'하는 덤덤한 곰이 되어야 한다.
너무 튀어서도 안 되고, 너무 찌질해서도 안 된다.
너무 도드라지게 꾸며서도 안 되고, 너무 외모에 신경을 안 써서도 안 된다.
딱 중간 정도로 모두하고 다 잘 지내며 자연스럽게 섞여야 한다.
여왕벌 아래 몰려다니는 무리가 있다.
한 사람을 몰아가서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든다.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고 수많은 뒷담화를 하는 것은 일상이다.
'직장생활이 원래 이렇지~'하고 신경 안 쓰는 게 정신 건강에 낫다.
그리고 이왕이면, 괴롭힘의 타겟이 안 되는 게 좋다.
명심해야 한다.
절대로 적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여자의 적이 되는 순간, 뒤통수를 물어 뜯기고 다구리를 당하기 때문이다.
여초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철 멘탈을 지녀야 한다.
그렇지 못한 나는 아등바등 버틸 수밖에 없다.
직장 동료 한 명이 병가를 내기로 했다.
작년 가을부터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고 있었다고 한다.
직장 내 인간관계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했다.
'내가 이상한건가'하는 생각 때문에 더 힘들다고 했다.
"너는 이상하지 않아. 나도 똑같이 느끼고 있어." 라고 말해주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직장을 나오는 사람을 오히려 부적응자로 볼 것이다.
그런 프레임에 씌이고 싶지 않아서 우리는 쉽게 직장을 그만두지 못한다.
나 역시 직장에서 많은 일을 겪으면서 심적으로 지쳐있다.
나를 위로해줬던 시간들이 사라진다.
- 아침 8시 50분에 주차장에서 만나서 같이 사무실 들어가기.
- 업무 중간에 한 번씩 커피 타임 갖기.
- 점심에 회사 근처 맛집 다니면서 맛있는 것 먹기.
- 아침에 힘내라고 서로 커피 테이크아웃 해서 가져오기.
별 것 아닌줄 알았던 소소한 일상이 회사생활의 작은 즐거움이 되어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장 동료 K의 빈자리가 마음에 커다랗고 어두운 구멍을 만든다.
강한 엄마가 되야하는데, 마음이 자꾸만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