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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aholic Feb 11. 2024

하와이 1년 살기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

지난 1년 동안의 생활을 정리하며

한국에 귀국한 지 벌써 1달 반이 지나가고 있어요. 이제 한국에 적응해서 일상으로 복귀를 80% 정도는 한 것 같아요. 제가 브런치를 시작할 때 구독자 100명을 목표로 했었는데 이제 목표를 달성했어요. 구독자분들도 글을 모두 읽는 것은 아니겠지만, 수고스럽게 쓴 글을 100명 정도 읽어준다면 시간을 투자해서 작성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동안 이 글을 읽고 공감의 좋아요 버튼을 눌러준 분들 감사드립니다.


새해 아침 마무이에서 찍었던 일출장면을 다시 공유하면서 지난 1년간의 생활을 정리하고자 해요.


오랫동안 해외 1년 살기를 하고 싶었던 저는 그곳이 하와이가 아니었더라도 1년 동안 해외 어떤 곳에서 살았어도 스스로 만족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되돌아보니 그곳이 하와이였기에 충분히 더 좋았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어요. 댓글로 무엇이 좋았냐고 물어보는 분이 계셨고 주변분들도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이기에 좋은 점부터 말씀드릴게요.


첫째, 하와이의 날씨는 진짜 신이 있다면 신이 주신 선물같아요. 매일이 너무 아름답고 기온도 적당해요. 하와이 오기 전 저는 하와이 하면 '더운 곳'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아요. 온도가 25도에서 30도 사이로 온도차가 일 년 내내 그리 크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부터 2월까지는 하와이도 나름 겨울이라 현지인들은 수영이나 바다놀이를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횟수가 적어요. 대낮에만 물놀이하는 정도예요. 그 기간에는 대부분 여행 오신 분들이 바다에서 수영하거나 서핑하는 것 같아요.


온도가 30-31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에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할 뿐만 아니라 해가 지는 초저녁에는 항상 시원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저녁 먹고 될 수 있으면 30분 정도 산책을 했었는데 아직도 그 산책길이 눈에 선하고 그리워요. 그때 산책하면서도 이것은 평생 그리울 것 같다고 했는데 지금도 정말 그리운 순간들이에요.



제가 예전에도 글로 전한 적이 있었는데 하늘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우리가 예쁜 사람, 꽃, 건물 등을 보면 기분이 좋듯이 예쁜 하늘을 매일 보면 이 또한 기분이 이렇게 좋은 일인지 하와이 가서 알게 되었어요. 환경과 날씨는 제가 세상의 많은 곳을 다녀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예요. 그리고 저는 하와이 1년 살기를 하기 전 하와이에 4번 정도 여행을 했었는데 여행했을 때도 좋았지만 사는 것도 그 이상으로 좋았어요.


둘째, 하와이는 사람들이 친절해요!. 섬 전체가 관광지라서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기 때문에 대체로 친절하지만 외국인들의 서툰 영어를 될 수 있으면 이해하려고 노력해 주고 현지인들이 많은 나라에서 온 다양한 엑센트에 익숙해서 이해도 잘하는 것 같아요. 하와이에 살면서 정말 도움을 많이 준 현지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제가 하와이 영어 학원을 다닐 때 일본, 태국, 러시아 등 많은 나라에서 와서 3년에서 7년 정도 살고 있는 분들과 함께 지낸 적이 있는데 그분들이 하와이의 장점에 대해 날씨 다음으로 꼽는 것이 사람들의 친절함이더라고요. 그래서 이 부분은 저만 느낀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왔고 미국인이라 하더라도 이민자들이 많아 다문화교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학습이 저절로 된 것 같아요. 오히려 저한테 우리처럼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가 모두 한국인인 사람들은 한국인들밖에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러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하와이 학교가 한국 학교보다 좋은 이유는 선생님들이 대체로 유머러스한 점과 친구들이 대체로 착하다고 하더라고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살다 보니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해야 함께 어울려 잘 살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셋째, 하와이는 관광지라서 아이들과 함께 또는 아이들이 학교 간 후 어른들도 즐기고 놀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물론 하와이에 오래 산 분들은 섬이라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없어 방학 때에는 대체로 본토나 본국으로 가서 즐기다 오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나 1년 살기로 오신 분들은 지루함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수영, 스노클링, 서핑 등 바다에서 놀 거리도 많고 굳이 수영을 하지 않아도 캠핑의자 들고 바닷가 그늘에 앉아서 시원한 커피 마시면서 파도소리 듣거나 아이들 노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거든요. 아니면 와이키키 주변에 나가서 많은 상가를 돌며 아이쇼핑을 하거나 커피숍에 가서 행복한 여행객들을 보면서 함께 여행객의 느낌을 느껴보는 것도 좋고 쇼핑을 할 곳도 아주 많아요. 그래서 하루를 정말 맘만 먹으면 바쁘게 지낼 수 있어요. 너무 상반된 비교이기는 하지만 예전에 인디애나에서 8개월 정도 지냈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공부를 하러 간 것이기도 했지만 정말 주변에 할 것이 없었거든요. 대학이라 한국에서 안식년으로 오신 가족분들이 계셨는데 아이들 미국학교 보내는 것에 만족하시면서 아이들 라이드 해주는 등 서포트해 주는 것에 만족하셨던 것 같아요. 이에 반해 하와이는 어른들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곳이에요.


넷째, 하와이는 아이들 영어 공부시키기에 좋지요. 물론 이것은 미국령의 어떤 지역에 가도 비슷한 좋은 점이겠지요. 특히 우리 아이들은 한국학년으로 6학년과 중2를 하와이에서 지냈기에 어리지 않아 다른 환경의 학교에 적응이 빨랐고 친구들도 부모의 도움 없이 사귀면서 잘 지냈어요. 이에 반해 영어가 눈에 띄게 드라마틱하게 향상된 것을 느끼기는 어려웠고 다만 현지 친구들과 막힘없이 놀거나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갔기에 막연하게 잘 배우고 있겠지 생각했지요. 학교생활 외 할 수만 있다면 다양한 외부활동(악기 배우기, 스포츠 배우기 등)을 영어로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인 면도 있었어요.


다섯 번째는 배려왕은 자기주도학습능력이 향상되었고 독립이는 디지털 절제력이 생겼어요. 그동안 한국에서는 아이가 어렸을 때는 숙제도 봐주고 했지만 크면서 매일 부모로서 학교숙제와 학원숙제를 다 했는지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워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었던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하와이에서는 학교생활 외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수학공부를 스스로 하기로 약속했어요. 그래서 하와이 가기 전 각자 공부할 문제집을 스스로 선택하게 했고 그것을 준비해서 갔지요. 결론적으로 배려왕은 가져갔던 문제집을 목표를 세워 모두 풀고 왔어요. 인강은 강남구청인터넷강의를 보고 개념을 이해하고 가져간 문제집을 모두 풀면서 다름대로 스스로 만족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반면, 사춘기였던 독립이는 가져갔던 문제집의 대부분을 풀지 못하고 왔어요. 하와이에서도 많은 의견 충돌이 있었고 게임과 SNS 중독이었던 독립이는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독립이가 스스로 조절하면서 핸드폰과 노트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목표가 없었던 독립이 가 목표가 생겨 스스로 열심히 해 보겠다고 하면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어요.


종합적으로 우리 집의 경우 늦은 나이에 해외 1년 살기의 가장 큰 장점은 사춘기의 최고조에 있었던 독립이와 사춘기가 시작했던 배려왕과 가족중심으로 생활했던 것 같아요. 지나고 보니 독립이는 사춘기를 잘 마무리하고 왔고 배려왕은 지금도 사춘기이지만 잘 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1년 동안 모든 활동을 함께 하면서 특히 학교 오갈 때 차 안에서 많은 대화를 했었고 힘든 시기이지만 서로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었던 1년이었어요.


그럼 하와이 1년 살기의 아쉬운 점들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첫째 무엇보다도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1년 살기 소요비용이 기대이상으로 많이 들어요. 우리도 예상을 하고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초과했어요. 그렇다고 우리가 여행을 많이 다니거나 외식을 많이 하거나 그러지 않았어요. 바닷가에 놀러 갈 때도 될 수 있으면 먹을 것을 싸 가지고 가서 먹고 될 수 있으면 절약하면서 생활했는데도 많이 들었어요. 금액을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지만, 아이들 사립학교에 보낸 비용을 빼도 렌트비와 생활비가 한국의 1년 생활비의 두 배는 썼어요. 하와이에 여행 갔을 때만 해도 몰랐는데 본토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열심히 일하다 남은 여행을 보내려고 오신 노인분들이 많았고, 아시아 분들 중 부자들이 이민해서 온 분들이 많아서 정말 먹고사는 것에 걱정 없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공교육의 질이 좋지 않아요. 이것은 제가 여러 번 글로 써서 알고 계시겠지만 현지분들도 교육 때문에 본토로 가시는 분들을 봤고 한국에서 이민해서 오신 분들 중에서도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면 본토로 이동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모두 교육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와이에서 우수한 사립학교에 보내야 받을 수 있는 교육을 본토의 학군이 좋은 지역에서는 공교육에서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랑 같은 타운하우스에 한국에서 이민해서 살고 계신 분이 있었는데 그 집도 결국은 아이가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올여름에 시애틀로 이사 가기로 결정했거든요. 물론 이사까지 결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하와이에서의 생활이 매우 만족스러웠기에 앞에서 이야기한 날씨, 친절한 사람들 등의 좋은 점을 뒤로하고 가기를 너무 안타까워했어요. 그러나 결국 아이들의 교육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요.


지금부터 아이들 교육과 관련하여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하나 이는 제 개인의 생각일 뿐 일반화할 수 없으니 감안하셔서 읽어주세요.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질문이 가장 많았었기에 말씀드립니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오시는 경우 일 년 살아보고 아이가 적응하여 계속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가능성이 있다면 저는 본토로 갈 것을 권장해요. 그리고 아이들 유학을 결정했는데 아이가 어려서 적응시간이 필요하여 좀 편안한 곳에서 적응시간을 갖기 위해 하와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본토의 학군이 좋은 지역은 경쟁이 심하고 그곳도 사교육을 받으면서 아이들이 바쁘게 지내는데 처음부터 그곳에 가면 적응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생이면서 외국문화를 경험하고 영어를 배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하와이에 와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어 추천드려요. 비슷한 목적이지만 아이가 중학생이상이라면 하와이 공립학교에서의 느슨한 학교생활이 오히려 한국적응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 경우도 본토가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셋째는 날씨 때문인지는 몰라도 모든 일처리가 느리고 특히나 우리의 생활도 느슨해지고 게을러지게 하는 것이 있더라고요. 하루에 할 수 있는 일들이 그리 많지 않았고 그 주에 아이들 학교 행사 하나만 있어도 그 한 주가 엄청 바쁘게 느껴졌어요. 하와이에서는 하루를 6시부터 일찍 시작하지만 모두들 10시만 되면 온 가족이 잠을 잤기에 저녁 먹고 좀 있으며 준비하고 자야 되는 그래서 한국처럼 생산적인 일을 많이 할 수 없는 분위기예요. 아이들도 학교 다녀와서 숙제하면 책을 읽거나 수학공부 1-2시간 하는 것도 주변에 그렇게 하는 학생들이 적기에 매우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래서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우리 아이들을 보고 주변에서 대단하다고들 했는데 한국아이들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스스로도 만족해했던 것 같아요.


얼마 전 친한 후배가 하와이 1년 살기를 해서 알게 된 모든 정보를 알았다면 그래도 하와이를 갔을 것 같냐고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그럴 것 같다고 했는데 왜냐하면 저희 가족의 경우에는 독립이가 이미 사춘기의 최고조에 있어 공부에 관심이 없어졌던 시기였고, 소심한 배려왕이 해외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 적합한 곳이며 특히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던 우리 부부를 위해 최적의 휴식 장소라고 판단하기 때문이에요. 가정마다 상황과 목적이 다를 수 있지만 해외 1년 살기로 장소를 정할 때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하와이 1년 살기의 경험을 기반으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장소 선택에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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