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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준 Mar 17. 2023

지금 여행을 가는게 맞아?

이탈리아 남부여행 8박9일 일정

3년 전 우리가 이탈리아에 왔을 당시, 이탈리아의 코로나는 절망적이었다.

매일 확진자수가 만 명이 넘어가고 사망자 수도 몇백 명씩 나왔다.

건너 건너 지인의 부모님이 코로나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름이 되자, 코로나가 제법 잠잠해졌다.

물론, 없어졌다는 건 아니고 일일 확진자수는 3,000명 수준이었다.

그래도 연일 몇 만 명씩 나오던 수의 비하면 정말이지 많이 줄었다.


이놈의 코로나는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았다.

우리가 이탈리아에서 지내는 그 4년 동안 내내 함께 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이 녀석이 사라지길 기다리다간,

아무것도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만 같았다.



그래, 나가자!

우리에겐 손 소독제와 한국에서 공수해온 kf94 마스크가 있으니 괜찮을 거야.


대신,

첫째, 자차로 이동하기

둘째, 마스크 벗지 않기 손소독제 자주 하기

셋째, 되도록이면 식당에서 밥 먹지 않기


이 세 가지 원칙을 준수해가며 조심조심 여행하는 거야.

이렇게 우리는 대단한 결심을 하고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우리의 목표는 이탈리아 일주!! 8박 9일 동안 남부 투어!



8월 8일 시비타 디 반뇨레쪼->오르비에토

8월 9일 나폴리-> 폼페이

8월 10일 소렌토-> 카프리

8월 11일 포지타노

8월 12일 아말피-> 마테라

8월 13일 알베로벨로

8월 14일 풀리냐노아마레

8월 15일 풀리냐노아마레

8월 16일 페스카라-> 집



호텔에서 최소 2박은 해야 휴가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갈길이 바빠 짐을 풀지도 못하고 1박씩 하며 여행을 했다.


흔히들 남부 투어라고 하면 나폴리, 소렌토, 포지타노 정도만 여행하는데

우리는 내려간 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인들의 휴양지인 풀리아 지방도 욕심이 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풀리아 지방은 어메이징 그 자체!

물가도 너무 저렴하고 볼거리도 먹거리도 가득했던 기분 좋은 여행지이었다.





(실제로 우리가 완주한 기록)


다시 봐도 대단한 우리 가족


애 둘을 데리고 위의 일정으로 다니는 건 여행이 아니라 행군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떠났다.


신랑 혼자 운전하는 건 너무 가혹한 일 같아서

나는 중간중간 운전을 시도하는 척했으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신랑은 한 번 도 운전대를 넘겨주지 않았다.


나는 10년 무사고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데

왜인지 남편이 운전대를 넘겨주지 않는 이유를 스스로 납득하고 있었다.

어찌 됐든, 우리는 큰 사고 없이 아픈 사람 없이 꽤나 성공적으로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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