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DAY#79

‘먹지 못 하는 피자를 안고 허탈해 하는 He-Man’

by 히맨

PCT DAY#79 20150703

RD1153(1856.19) to Truckee(1856.19) : 0km

1. ‘먹지 못 하는 피자를 안고 허탈해 하는 He-Man’
Soda Springs에서 P.O.에서 재보급을 받고 드디어 Bear can과 헌 신발 등을 한국으로 보냈다. (원래 계획은 어제 우체국 업무를 보고 오늘 일찍 길을 나서는 거였지만, 내가 일찍 출발해서 우체국 문닫기 전에 도착하는게 목표였지만… 결국 미션을 실패하면서 일정이 늘어졌다.) – Bear can을 드디어 보냈다!! 얼마나 후련하던지!! 그리고 새 신발!^^-
그리고 점심을 뭐 먹을까 하다가 샌드위치를 바로 옆 Store에서 사먹고 추가로 냉동 피자나 데워먹자 해서 하나 구매했다.
근데 이게 웬일~? 당연히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될 줄 알고 렌지 문을 열고 피자를 넣으려 하는데, 직원의 제지… 이건 렌지 용 피자가 아니라며… 오븐에 조리해야 한다며…;;
(한 마디로 해 먹을 방법이 없다는 얘기…ㅠ)
그래서 환불하려 했는데, 바로 5분 전에 구매한, 뜯지도 않은 피자인데 환불도 안된단다…
한 두푼도 아니고 10달러가 넘는 피자인데 ㅡ.ㅡ;
하지만 뭐 방법이 있나… 영어도 짧은데 ㅠ
그렇게 피자를 들고 나와 Store 앞 벤치에 영혼이 나간 듯 앉아 있었다.
‘이 피자를 들고 갈 수도 없고… 버리자니 아깝고… 아~ 피곤하다… 일단 좀 앉아 쉬자’
그렇게 희종이 형과 다시 출발할 시간만 정해 놓고 멍하니 피자를 곁에 두고 앉아 있었다. Store를 들르는 차량은 꽤나 많았다. 그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그냥 보며 앉아 있는데, 어떤 아줌마가 내게 말을 건다.
“그 피자 Trail에서 먹으려고 하는 거야?”
어떻게 가져가고 어떻게 해 먹을 건지 궁금했나 보다. 아니면 내 모습이 참 불쌍해 보였거나…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피자를 가져갈 수는 없으니 물어보고, 원한다면 피자를 이 아줌마 줘야겠다.’라고.
곁에는 아저씨도 있었다. 부부였다.
내 설명을 듣고선 그렇구나 하며 그냥 집에 가는 듯 차량 쪽으로 가면서 형과도 잠간 이사하고, 그냥 그렇게 가는구나 싶었는데…
다시 돌아 오더니 우리에게 얘기한다.
“너희만 괜찮으면 우리 집에 와도 돼. 그 피자도 해 먹을 수 있어. 오븐이 있으니”
집으로 초대하는 그 제안에 당연히 솔깃 했으나, 원래는 걷기로 한 날이라 망설여졌고, 우리는 상의 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다행히도 그들은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고, 다른 곳에 볼일을 보고 오겠다했다.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보았다.
7/4 인 독립기념일의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 하는 희종이 형의 제안에 나도 동의했고, 그래서 그날은 예비일로 쉬기로 했었다. 그에 따른 경우들을 정리해 보았다.
Sierra City로 바로 운행할 경우.
(7/3 출발, 7/4 도착)
-> 7/4(토) 휴일인 독립기념일이므로 우체국이 영업을 하지 않아 재보급 불가.
-> 7/6(월) 까지 대기 후 재보급을 받아 이동.

Truckee에서 7/3~7/4 휴식 후 운행할 경우.
(7/5 출발, 7/6 도착)
-> Truckee에서 7/4 독립기념일까지 휴식 후 7/5에 출발하여 Sierra City에 7/6 도착.
재보급만 수령하여 바로 출발.

두 가지 경우 모두 큰 차이가 없어 결론적으로 부부의 초대를 받아들이기로 했고, 잠깐의 기다림 후 그들의 차를 타고 Truckee의 집으로 향했다. 집은 정말 좋았다. 부부는 우리에게 각자 머물 공간을 제공해 주었고, 굳이 한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우리의 얘기에도, 다른 도시에 위치한 한식당을 찾아 차를 타고 40km 가량을 달려 한식당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먹는 한식은 역시 맛났다. 함께 식사를 하며 한식과 한국에 대해 설명을 해 주기도 했는데,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내 Tricia는 떡볶이를 맘에 들어 했는데, 한국이나 외국이나 여자들은 떡볶이를 좋아하는 듯…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부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잠자리에 들려 주변을 정리하고 누우려는데 Tricia가 물 한잔을 가져다 놓으며 잘자라고 어깨를 톡톡 두드려 주며 인사를 했다.
어찌나 마음이 따뜻해지던지…

- 참, 그동안 사진 백업을 하지 못 해 걱정이었는데, 컴퓨터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주어서 그동안의 기록을 속 시원히 정리할 수 있어 고마웠다.


by 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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