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게 생긴 애가 어떻게 해병대 수색대를 다녀왔어?
PCT DAY#95 20150719
CS1448(2329.57) to CS1476(2374.73) : 45.16km
1. ‘외유내강’
한없이 강하려고만 하면 언젠가는 부러진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항상 겉으로는 최대한 모든 자세와 행동들을 부드럽게 하려 노력해 왔다. 모든 동작은 끊어지지 않고 부드럽게, 걸을 때는 항상 쿵쿵대지 않고 사뿐사뿐. 무언가를 먹을 때는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어떠한 퍼즐 같은 것들을 맞출 때도 특정부분부터 맞춰 나가지 않고 중구난방으로 맞춰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전체적으로 서서히 완성되어 가도록 맞춘다. 심지어는 연습장을 쓸 때도 자연스럽게 검어지도록 여기저기 빈틈을 채워나가며 썼었다.
학교에서도 정해진 규율과 규칙을 어기는 일 없이 튀는 일이 없었고,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해왔다.
(그러다 체육대회만 되면 항상 계주 1번 주자로 맨 앞에 나섰지^^;)
행군을 할 때나 산행을 할 때도 나는 맨 뒤에서 숨소리조차 일부러 죽여가며 걸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조차 잘 모르는 때가 많다. 그렇다보니 내가 무언가를 해도 사람들은 잘 모른다. 티가 안 나서 ^^;
“조용하게 생긴 애가 어떻게 해병대 수색대를 다녀왔어?”
“마라톤 그 힘든 걸 어떻게 뛰어??”
어쩌다 때때로 밝혀지는 내 정체에 사람들이 놀라 물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냥 뭐 하니까 되더라구요.”
지금까지는 내가 하는 일이 완성 되기 전 고생하며 힘든 모습들, 그 인내의 과정들을 잘 보여 주지 않으려 노력한 것 같다.
아무도 모르게 마치 ‘물같이 침투하여 불같이 타격하고 바람같이 퇴출하는’ 그러한 것 처럼.
사실 PCT도 스스로 충분히 준비할 여건이 되었다면, 아주 가까운 사람들 말고는 아무도 모르게 벌써 다녀 왔을 거다.
그리고 사람들이 “너 PCT 다녀왔어?”라고 물으면,
“네, 뭐 잠깐 다녀왔어요, 그냥 걸으니까 되더라고요.” 라고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했겠지^^;;
그런데 이젠 전부 보여주고 싶다.
단순한 결과만이 아닌, 그 과정들. 그 속에서 벌어진 사건, 느끼는 감정과 깨달은 것들.
2. 희종이 형도 물이 없었다.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