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난관을 어떻게든 극복해 내겠다는…
PCT DAY#59 20150613
near WACS0858B(Muir Ranch Trail, 1383.24) to near WACS0864(1390.13) : 8.36km
1. 이런 작은 연못을 핫 스프링이라고…ㅠㅠ
Muir Ranch 바로 근처 정말 Nice 한 계곡 앞 Site에서 하루 자고 난 후 다시 아무도 없는 Muir Ranch 안으로 들어갔다.
재보급 상자와 REI 주문 물품의 향방을 확실히 알지 못 한 채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기에 다시 한 번 어떤 정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Muir Ranch 안을 서성거렸다.
처음 도착했을 땐 마음이 급해서 잘 둘러보지 못 했는데, 아무도 없는 Ranch 안을 여기저기 둘려보면 볼수록 참~ 있을 것 다 있는 멋진 곳이었다… 화장실도 잘 되어 있고…(물 내려가는 거 보고 ‘우와~’ 했다는^^;)
라운지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는데, 많은 하이커들이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무엇보다 콘센트와 Hiker box가 있는 멋진 곳이었다. 콘센트를 보자마자 나는 충전할 것들을 꽂았다. 그러곤 Ranch 안에 나를 도와 줄 만한 사람을 찾아 돌아다니다 어제 나를 도와 준 마가렛 아줌마를 만났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다시 내 상자들에 대한 정보를 물었다. 친절하게도 직접 연락해서 알아봐 준다고 이름을 적어갔다. 그러면서 9시 이후에 오라며 그 전에 근처 핫스프링스에 갔다 올 것을 추천했다. 안 그래도 전날 찾아 헤매다 포기했는데, 위치도 알려줬겠다 ‘오늘은 꼭 가서 좀 앉아있다 와야겠다’ 생각했다.
Ranch에서 나와 갈아 입을 옷과 카메라 등을 챙긴 후, 청수가 준 베가로 핫 스프링 위치를 찾아갔다.(아이폰은 배터리가 다 되어 라운지에 충전 중이었다.)
어젠 몰랐는데 Tent 친 곳 바로 앞의 리버(!)를 건너야 했다. 물이 그리 깊진 않았는데 물살이 뭐이리 센지… 분명 아줌마가 건너기 쉽다고 했는데…
스틱도 없이 드라이색만 달랑 들고 건너는데 완전히 떠내려 갈 듯 휘청거렸고 덜컥 겁이 났다. 그런데 이미 돌아 가기엔 너무 많이 와버렸다. 사실 건너는 거리가 그리 길지 않은데 그럼에도 참 힘겨웠다. 겨우겨우 건너고서는 ‘돌아갈 땐 어쩌지?’하는 생각과 함게 다시 어플로 핫 스프링을 찾아나섰다. 축축한 진흙 잔디 밭을 헤치며 겨우 찾은 핫 스프링은 ‘충격’ 그 자체…
“이게 뭐야~ 그냥 작은 연못이잖아~!”
좌석처럼 연못(?)을 둘러 나무가 놓여 있을 뿐인, 물도 더럽고 모기들이 마구 날리는, 그냥 미지근한 연못이었다…;;
‘이런 곳을 정말 추천한단 말인가…??’
‘발이라도 담가볼까?’ 하다가 이내 포기하고 다시 Ranch로 발을 돌렸다. 또 다시 건너야 하는 거센 물살…조금 더 낮아 보이는 곳으로 이동을 했으나 몇 발짝 움직이니 거의 허리까지 물이 차버렸고, 나는 완전 멘붕…;;
그리고 결국 일이 터졌다.
물살을 버텨내지 못 하고 넘어져 버렸고, 그야말로 누워버렸다…
그 순간,
내 다운 주머니에 넣었던, ‘청수가 준 베가’가 물살을 타고 떠내려 갔다…
그 장면이 슬로모션으로 흘러가는데… 참…
겨우 몸을 일으켜 다 젖은 몸으로 겨우 건넌 후, ‘내가 거길 왜 갔을까’ 후회 막심 ㅠ
그렇게 베가로 직은 몇 개의 영상과 usim카드가 날아갔다. ‘그래도 거기에 sd카드를 안 꽂아 놓은 게 어딘가’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Ranch로 돌아가 아줌마에게 넘어졌다고 했더니, 스틱 안 가져갔냐며… 당연히 스틱 가져갈 줄 알았단다.ㅠㅠ (건너기 쉽다며~! ㅠㅠ)
2. 뭐 어쨌든 그건 그렇고 우편물의 행방은 여전히 알 수 없었고, 이곳에서 한참 떨어진 우체국에 있을 거라는 대답뿐이었다…
나는 완전히 침울 모드로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혹시나 와이파이가 있을까 해서 확인해 봤는데… 있다!!
바로 형한테 카톡을 했고, 바로 답이 없는 형 대신 스파클로부터 형이 VVR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고선 형의 연락을 기다리며 페북에 들어가 봤다. 저번에 올린 휘트니 정상에서의 50일 기념 메시지 영상에 댓글이 더 달려 있었다. 엄마도 달았다!!
믿는다면서… 순간 울컥하면서도 이 우울한 상황에 조금이나마 힘을 낼 수 있었다.
이 난관을 어떻게든 극복해 내겠다는…
4. ‘REI box!!’
“그렇게 걱정하고 고민하던 REI 물건을 찾았다!!”
막판에 결국 포기하고 떠나기 전,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물류(?)를 담당하는 아저씨가 계속 빠르게 뭐라 뭐라 한다. 반송지만 적혀 있으면 그곳이 한국이라도 보내준다나 뭐래나… 그래서 난 반송지가 없다고, 혹시나 해서 재보급품 트레킹 화면을 보여줬는데 역시 이건 우체국에 있단다. 그리고 REI트레킹도 보여줬다.
엇!! 이건 자기가 며칠 전에 다녀와서 전부 가져왔다며, 저 쪽 창고에 보면 있을 거란다!!
창고로 따라 갔더니 1분도 안돼서 박스를 건내준다.
REI 박스다!!
와~ 대박~ 기분좋다~ 뭔가 새로 리프레쉬되는 기분이다. 언능 박스를 까서 쓰레기를 분류하고 바로 충전을 시켜놓고 다시 사이트로 돌아가서 쓰레기는 태우고 들 뜬 마음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간단히 사용법도 읽어보고 ㅎ
즐겁게 출발~! (바로 길을 헤매긴 했지만^^;)
새로 장만한 Garmin fenix 2!!
이제 내 PCT 루트는 끊기지 않는다!!
5. 하프갤런 우유, 블루문 맥주 2병, 머핀 4개, 베이커리 빵 2개, 감자칩, 칼국수… 하~
내가 정말 미쳤었지… 속도 안좋으면서…
먹은 후에는 또 쓰레기가…;;
그 쓰레기들을 드디어 싹~ 처리하고 나니, 이건 완전 환상이다 ㅎㅎ 다시 예전 속도로 갈 수 있을 듯 하다.
내일은 완전 오전부터 달려야 하는 날이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40 이상 쏘자!!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