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전문가를 만나고 싶다>는 HR와 관련된 책의 저자를 모시고 (가상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너입니다. 앞으로 HR이나 인사와 관련된 지식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책의 저자를 모시고, 책의 핵심에 대해서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라는 책을 준비했습니다. 이 책은 2015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국내에는 2016년에 소개되었습니다. 한국 HRD협회 송년포럼 추천도서로 선정되었었고 교보문고 경제경영 스터디셀러이자 <뉴욕타임스>, <아마존>의 장기 베스트셀러이기도 했습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스터디셀러고 베스트셀러인지 정확하게 쓰여있으면 좋겠네요.)
(좌) 닐 도쉬 (우) 린지 맥그리거
공동 저자인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를 소개드리겠습니다. 이 두 분은 부부이자 조직문화 컨설턴트를 함께 하는 파트너입니다. 공동창립한 베가 팩터(vega Factoer)에서 기업이 고성과 문화를 구축하고, 과학기술을 통해 적응성 높은 문화를 창출하며, 조직 내 교육 프로그램 및 인적자원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두 분 모시고 인터뷰 진행하겠습니다. 인터뷰어 경험이 없어 질문이 나이브(naive)할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Q1. 그래서 뭐가 성과를 이끈다는 겁니까?
@닐 도쉬(이하 '닐'): (진짜 Naive네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조직문화'입니다. 더 정확히는 '총 동기가 높은 조직문화'가 성과를 이끌게 됩니다. 여기서 3가지 단어를 좀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총 동기와 성과, 그리고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말입니다.
Q2. 그럼 '총 동기'를 먼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닐: 총 동기(Total motivation)란 회사의 전체적인 동기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가 어떤 일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다른 연구의)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다양한 동기(이유)의 스펙트럼을 이해해야 높은 수준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조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직원이 일을 하는 이유는 6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를 모티브 스펙트럼(Motive Spectrum)이라고 부릅니다. ①일의 즐거움(Play), ②일의 의미(Purpose), ③일의 성장(Potential), ④정서적 압박감(Emotional pressure), ⑤경제적 압박감(Economic pressure), ⑥타성(Inertia)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즐거움 동기, 의미 동기, 성장 동기는 업무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높은 수준의 성과를 이끄는 '직접동기(Direct Motive)'이고, 정서적 압박감, 경제적 압박감, 타성은 업무와 연관성이 낮은 '간접동기(Indirect Motive)'로 보통 성과를 떨어뜨립니다.
@린지 맥그리거(이하 '린지'): 맞아요!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일 하는 것 그 자체가 좋고 '즐거울'때 직원들은 가장 신이 나서 일하고 성과도 좋습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더 효과적인 방법을 '실험'하면서 일종의 게임처럼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밖에 없죠. 그리고 우리가 업무를 하면서 내는 결과가 '의미'가 있을 때나, 업무를 통해 뭔가를 배우고 '성장'하게 되었을 때도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게 됩니다.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더 큰 성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반대로 간접동기들은 직원들을 움츠리게 만듭니다. 실망이나 죄의식, 수치심 같은 감정을 피하기 위해 업무를 하는 '정서적 압박감'을 가진 경우가 그렇습니다. '경제적 압박감'을 가진 경우에는 단지 보상을 받거나 처벌을 피할 목적이 크게 때문에 소극적으로 업무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타성'을 가지고 일하는 경우가 최악인데, 왜 일하는 지도 모른 채 그냥 일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간접동기는 직원들을 적극적이지 않게 하고 최소한의 업무만 하도록 합니다. 성과가 잘 나올 수가 없죠.
@닐: 회사에는 다양한 이유로 일을 하는 직원들이 섞여있을 텐데, 결국 '성과가 높은 조직이 되려면 전체적인 직원의 직접동기 수준은 높이고, 간접동기의 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 동기는 -100에서 100까지 점수로 나타낼 수 있는데, 직접동기는 총 동기를 플러스(+)하고 간접동기는 총 동기를 마이너스(-)합니다. 총 동기를 플러스로 만들고 그 수치도 높이면 자연스럽게 성과가 높은 조직이 되는 겁니다.
@린지: 여기서 주의할 점은 총 동기에서 6가지 동기의 영향력이 동일하지 않다는 겁니다. 즐거움 동기는 의미동기보다 2배, 성장 동기보다 3배 영향력이 높습니다. 반대로 타성은 경제적 압박감보다 2배, 정서적 압박감보다 3배 파괴적입니다.
Q3. '성과'도 깊이 살펴봐야 한다고 하셨는데
@닐: 회사에서는 보통 성과를 볼 때 한 가지 측면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성과에도 2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술적 성과(Tactical performance)와 적응적 성과(Adaptive performance)입니다.
전술적 성과는 계획을 잘 따르고 실천하여 나오는 결과입니다. 다른 말로 '전략을 통한 성과'를 이야기합니다. 생산성, 효율성, 통제가 중요하죠. 보통은 전술적 성과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때문에 많은 리더들이 간접동기를 활용하게 됩니다.
적응적 성과는 계획에서 벗어나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통해 나오는 결과입니다. 계획이 잘못되거나 실패했을 때 적응하여 내는 성과를 말합니다. '조직문화를 통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린지: 'VUCA'라는 말이 있는데요. 변동성 Volatility, 불확실성 Uncertainty, 복잡성 Complexity, 모호성 Ambiguity의 약자로, 간단히 말해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을 뜻합니다. 세상이 늘 계획대로 되기도 어렵기도 하고,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VUCA에 적응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저희가 총 동기가 높은 조직문화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총 동기가 높은 조직이 변화에 적응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경영관리 전문가인 피터 드러커는 '전략은 조직문화의 아침식사 거리밖에 안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둘 다를 가져야 합니다. 전략과 조직문화가 서로를 희생하면 안 됩니다. 저희는 전략과 조직문화, 전술적 성과와 적응적 성과를 음과 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성질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전략은 조직이 중요한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힘이고, 조직문화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는 민첩성입니다.
Q4.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는 점은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한다는 말일까요?
@닐: 조직문화의 사전적 정의는 '공동의 공유 가치와 행동양식'입니다. 하지만 탁월한 성과를 내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고자 한다면 사전적 정의로만은 충분하지 않죠. 조직문화는 '총 동기를 통해 적응적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말합니다.
단순히 다 같이 공유하고 있는 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공유된 가치와 행동양식이 총 동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린지: 그런데 여기서 조직문화는 기업의 다양한 요소가 모여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나를 개선해서 단번에 효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조직문화를 쉽게 바로잡을 수 있는 만능열쇠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저희가 조직문화를 '생태계'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작은 동기 요인들이 모이고 서로 영향을 주면서 생태계를 이루게 됩니다.
그래도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적용해 본 결과, 핵심 요소를 7가지 정도 추려볼 수는 있었습니다. ①리더십, ②정체성(조직의 행동 규범), ③직무 설계, ④경력 경로, ⑤보상 제도, ⑥공동체, ⑦성과평가입니다. 이 7가지 주요 요소를 총 동기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조직문화의 핵심 요소 7가지를 각각 어떤 식으로 개선해나가야 할지도 궁금하지만 시간 관계상 여기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는 '적응적 성과를 이끌기 위해 총 동기가 높은 조직문화를 가꿔가야 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총 동기라는 개념을 통해 조직문화를 측정가능하도록 명쾌하게 정의해 주신 점과 조직문화와 성과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정리해 주신 점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고 전술적 성과를 중시하는 회사에서 조직문화를 이끌어 가야 했던 HR담당자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는 '과실 편향성'으로 인해 (직접동기보다는)간접동기를 선택하게 되기 때문에 훌륭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점과 간접동기가 불러오는 3가지 부정적 영향인 '주의분산 효과', '의도상실 효과', '코브라효과(잘못된 적응적 성과)'에 대한 내용도 좋았습니다. 더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