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주말마다 벌초 행렬이 줄을 잇습니다. 벌초 중 뜻하지 않는 부상과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들은 △벌 쏘임 △뱀 물림 △베임 사고 △가을철 감염병 △햇볕 화상 등입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정웅 교수는 “벌초 시즌이 되면 각종 부상과 감염성 질환으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 수가 급증한다”며 “벌초에 나설 땐 사고 및 질환 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응급 처치 요령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정웅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사고를 예방하고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벌초 시 알아야할 내용에 대해 소개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벌 쏘임 환자 중 8‧9월 환자가 약 60%에 이릅니다. 벌에 쏘이면 국소적으로 피부 두드러기나 부종 등이 발생합니다. 이 경우 얼음찜질이나 진통소염제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전신 반응으로 확대되면 저혈압‧호흡곤란이 발생해서 의식불명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상태가 의심되면 조속히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벌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심했던 사람이라면 미리 항히스타민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벌침을 집게나 손으로 눌러서 짜내는 경우가 있는데, 잘 빠지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독이 더 퍼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신용카드를 이용해 피부를 살살 긁어서 제거해야 합니다.
벌초 시 벌 쏘임 위험을 줄이려면 긴 소매 옷을 입습니다. 아울러 벌을 유인할 수 있는 향이 강한 화장품이나 화려한 색깔의 옷을 피해야 합니다.
뱀에 물리면 놀라서 과도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독이 쉽게 퍼질 수 있어서 안정이 필요합니다.
물린 부위가 심장보다 아래쪽에 두도록 해야 하며, 물린 부위로부터 5~10cm 위쪽을 끈이나 손수건으로 묶어 더 이상 독이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린 부위를 너무 꽉 묶으면 상처 부위에 괴사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합니다.
또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행동은 입속 세균을 통해 오히려 감염의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독사에 물리면 빠르게 사망에 이르지 않고, 독에 따른 전신반응이 나타날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뱀에 물렸을 때 침착하고,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벌초 시 뱀에 물리는 것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두꺼운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입니다.
우선 흐르는 물에 상처를 씻어서 오염 물질을 제거합니다. 초기 처치를 할 수 있게 미리 소독제와 거즈를 준비해 가면 좋습니다. 상처 부위에 소주‧된장 등을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금해야 합니다.
출혈 부위를 압박해도 출혈이 심해지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절단 사고도 종종 발생합니다. 절단 부위를 생리식염수나 물에 적신 거즈로 감싼 다음 바로 봉합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예초기 특성상 돌에 칼날이 부딪혀 부러지면서 파편에 의한 부상위험도 있습니다. 작업 시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장갑‧보호안경 등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합니다.
쯔쯔가무시는 쥐의 털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물려서 리케차균이 몸속으로 침투해 발생합니다. 유행성출혈열은 쥐의 배설물에 접촉하거나 쥐 오줌에서 나온 한탄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로 들어가서 발병합니다.
때문에 잔디 위에 그냥 앉으면 안 됩니다. 또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 소매 옷을 입고, 귀가 후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턴 후 바로 목욕을 해야 합니다.
유행성출혈열은 예방 접종을 통해 대비할 수 있지만 쯔쯔가무시는 예방 백신이 없어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두 질환 모두 보통 잠복기를 거쳐 발현하며, 증상은 두통‧고열‧오한 등 감기와 비슷해 방치하기 쉽습니다. 두 질환은 벌초 시즌에 환자가 급증하기 때문에 벌초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벌초 후 목 뒤, 팔, 다리 등이 따갑고 화끈거려서 잠을 설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를 일광 화상이라 합니다. 가을이어도 낮 햇볕은 여름 못지않게 강렬한데, 선선해진 날씨 탓에 햇볕 화상에 둔감해지기 쉽습니다.
햇볕 화상을 줄이려면 자외선 차단지수(SPF) 15 이상인 자외선 차단제를 꼭 사용해야 합니다.
햇볕 화상 때문에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하면 억지로 벗겨내지 말아야 합니다. 보습로션을 자주 발라서 피부 건조를 막고, 충분한 수분 공급을 위해 하루 7~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오이 마사지도 수렴작용과 보습작용이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정웅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