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와 상관없는 행동 치료하려면
해아림한의원 양희진 원장
최성민 기자 / healtip@naver.com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되는 행동과 소리 때문에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바로 ‘틱장애’다. 어릴 때 많이 시작하는 틱장애는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방치하면 만성 틱장애를 거쳐서 성인이 돼서도 이어질 수 있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틱 증상과 함께 △소아 강박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동반증상을 고려한 틱장애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틱장애 아이 10명 중 2~3명은 강박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틱장애 아이가 하나의 증상으로 병원이나 한의원을 내원해도 여러 가지 증상들의 관련성과 동반 여부를 함께 검사하는 이유다.
이처럼 어린이 틱장애와 소아 강박증 등이 함께 나타나면 대부분은 기질적 문제를 동반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심리 상담보다 초기에 정신과약이나 한약 등 약물치료를 선행해야할 필요가 있다. 해아림한의원 양희진 원장에게 어린이 틱장애 원인과 특징, 동반되는 소아 강박증에 대해 들었다.
Q.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틱장애는 무엇인가.
틱장애는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갑자기 빠르고 반복적이며 불규칙하게 근육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증상이다. 틱장애 종류는 크게 운동 틱장애와 음성 틱장애로 구분한다. 이외에 복합 틱장애, 만성 틱장애, 뚜렛장애(뚜렛증후군) 등이 있다.
틱장애는 보통은 눈 깜빡임 같은 운동틱으로 시작해서 코 찡긋거림, 입 벌리기, 눈썹 치켜뜨기, 고개 끄덕이기, 어깨 들썩이기, 팔이나 손에 힘주기, 배에 힘주기, 다리에 힘주기 등으로 악화한다.
음성틱증상에는 킁킁소리, 음음소리, 헛기침소리, 딸꾹질 소리 등을 내거나 아!아! 소리를 크게 내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남의 말을 따라거나 욕설을 동반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운동틱과 음성틱이 복합적으로 발생해서 1년 이상 지속하면 뚜렛장애(뚜렛증후군)라고 한다.
※틱장애 2가지 종류 & 증상
①운동 틱장애
-눈 깜박거림
-얼굴 찡그림
-안구(눈알) 뒤집기
-안구 굴리기
-입 내밀기
-머리 흔들기
-어깨 들썩거림
②음성 틱장애
-코로 내는 “킁~킁~” 소리
-헛기침 소리
-고함지르기
-동물 울음소리
-욕설
Q. 틱장애가 지속하면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
틱장애는 아이 자신은 물론 가족도 모두 당혹스런 증상이다. 우선 아이는 학교 등 외부에서 발생하는 틱장애 증상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을 감당하기 힘들어 한다. 때문에 의식적으로 틱장애를 억제하거나 숨기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틱장애를 보이면 부모도 놀라고, 걱정한다. 하지만 증상을 억지로 못하게 하거나 나쁜 습관이라고 생각해서 강하게 훈육하는 등 틱장애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틱장애는 아이가 스스로 참으려고 노력해도 증상을 막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부모가 틱장애 증상을 물리적으로 제재하면 아이가 틱 증상을 보일 때마다 불필요한 죄책감‧불안감을 갖는다. 이 같은 상황이 오래되면 자존감 저하로 이어진다.
※ 틱장애가 우리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또래와 어울리기 힘들고 의사소통 문제 발생
-학습 효율과 사회성 떨어져
-낮아지는 자존감
-우울감‧무력감‧불안감 발생
Q. 어린이 틱장애는 지켜봐야 하나, 치료해야 하나.
가벼운 수준의 틱장애는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연치유를 기대하고 방치하다가 10대 후반까지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거나 지속하면 성인이 돼서도 틱장애가 지속되기도 한다. 성인 틱장애는 아동보다 치료 기간이 길고, 더 큰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틱장애의 자연 회복 가능성만 열어두고 방치하기보다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어린이 틱장애는 소아 강박증에도 영향을 준다는데.
소아 강박증은 특정 사고‧감정 등에 사로잡혀서 그 사고가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원치 않게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사고나 그로 인한 행동양상이다. 아이가 틱장애 때문에 주기적으로 심리적인 압박을 받으면 강박적인 사고를 만들어서 틱장애와 결합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특히 틱장애는 증상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강렬한 충동에 휩싸여서 특정 행동과 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강박증과 유사한 점이 많다.
강박증은 유병률이 2~3%로, 정신과 전체 외래 진료의 약 10%를 차지하는 흔한 질환이다. 대부분 사춘기와 성인 초기에 발병하는데, 약 3분의 1은 아동기 때 증상이 시작한다. 소아 강박증은 이성과 감정을 조율하는 뇌 부위인 전대상피질의 성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Q. 틱장애에 동반되는 강박증 치료 결과는 어떤가.
강박증은 주요 증상이 강박사고이거나, 명확한 유발요인이 있고, 증상이 일과성이며, 다른 증상을 동반하지 않으면 비교적 치료 결과가 좋다. 하지만 강박행동이 동반되고, 어린 나이에 발병하거나 우울증 등의 질환을 동반하고 망상적 믿음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강박증 증상이 가벼운 경우는 공부나 특정 스트레스 상황과 관련한 불안, 비현실적 사고 등으로 시작하거나 손 씻기 등 오염 사고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원치 않는 불쾌한 생각의 반복이나 문단속, 특정 상태로 물건을 정렬‧정리해둬야 마음이 편해지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최근 가장 임상적으로 많이 보이는 증상은 틱장애 증상과의 관련성이다.
특정 동작이나 행동을 마무리 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일종의 강박행동을 습관처럼 실천하며 틱장애와 구분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실제 틱장애가 오래되면 강박증처럼 남은 증상들을 줄이는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에, 강박증 증상을 고려한 틱장애 치료방법이 필요하다.
※강박장애 특징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라 불안해 한다
-특정 물건을 중요하다고 여겨서 잘 버리지 못한다
-불안을 없애기 위해 숫자 세기, 확인하기 같은 특정 행동을 반복한다
-강박관념에 따라 손을 자주 씻는 결벽증이 있다
Q. 어린이 틱장애와 소아 강박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어린 나이여도 틱장애나 소아 강박증을 보이면 가능한 빨리 테스트를 통해,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한다. 틱장애와 소아 강박증을 치료하고 재발률을 낮추려면 정확한 상태 파악과 면밀한 치료 계획이 동반돼야 한다. 아이가 틱장애와 소아 강박증 의심 증상이 있으면 미루지 말고 병원이나 한의원에서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소아 틱장애 개선을 위한 생활관리와 예방법이 궁금하다.
우선 아이가 틱 증상을 보인다고 지적하거나 혼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의식중에 일어나는 반복적인 행동이지 나쁜 습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의 감정 상태에 대해 공감해줘서 위축되지 않고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두뇌신경계를 흥분시키는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사용, TV 시청 등의 과도한 시각적 자극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틱장애 치료를 받는 중에는 심리적으로 편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환경을 줄이고, 취미생활‧운동 등을 주기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긴 치료기간 동안 여유를 갖고, 아이가 잘했을 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틱장애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지켜야 할 내용
-틱장애 증상을 보여도 모르는 척 한다
-틱장애를 보일 때 지적하지 않는다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사용, TV 시청 등을 통한 과도한 시청각 자극을 줄인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점이 있는지 자주 대화하고 공감한다
-아이가 위축되지 않고 자존감을 가질 수 있게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