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인 내게 '성공 사례'를 묻다

- 40대엔 늦었다더니, 다시 찾은 나의 인생 궤도

by Sunshine

조금 전 내가 속해있는 그룹 매니저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금년 연말 송년 모임 때 성공적인 가맹주로서 어떻게 나의 사업을 성장시키고 현재의 위치에 서게 되었는지 사례 발표를 해 주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내가 속한 그룹에서 뛰어난 솜씨로 특출 나게 일한 것은 아니었지만 소소하게나마 나의 존재감을 남기며 일을 해 왔다. 성인이 되어 제일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는 나의 실력이 사장님의 눈에 들어 여러 면세점을 돌며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세계 유명브랜드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다른 사원들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얻을 수 있었다. 인센티브 제도 덕분에 다른 직원들보다 수입도 더 많았다. 호텔에서 일할 때에는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그리고 객실의 업그레이드 등 여러 방면으로 우수 사원으로 뽑혀 승진도 했었고, 다양한 상품권이나 호텔 이용권 등을 심심치 않게 획득하여 가족, 친지들과 그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그런 결과들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을 더 돈독하게 만들어 주었고, 일을 더 집중해서 하려고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그러한 성취들은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의 밑거름이 되었고, 일터에서 나를 지탱해 주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qg9WYdqrULTlkLbzoMDmdqQ7nJo%3D


가장 최근에 일 했던 차일드 케어에서는 그 모든 것이 무너졌다. 나의 존재감은 늘 바닥을 쳤고,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이 일이 아니라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이 없었다. 그저 통장에 찍히는 주급만이 내가 그곳에 서 있어야 할 유일한 이유가 되어 버렸다. 이 일을 잡고 있는 이유의 전부였다. 나는 점점 작아져만 갔었다. 호텔로 다시 돌아가기에는 내 나이가 너무 많았고, 다른 분야의 기업체에 이력서를 넣기에는 내 나이에 대한 중압감과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사십 대 후반, 어중간한 중년의 나이에 뭔가를 새로 시작한 다는 것은 너무 늦었다고 하며 나를 끌어내리는 주위의 이야기를 들으니 나는 더욱 작아져만 갔다.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시기였다.


내 인생은 현재 진행형인데, 나의 경력은 여기서 끝이 나는 것인지 두려웠다. 집에서 쉬기에는 너무 젊은 나이이고, 여전히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일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는 크나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렇게 헤매는 사이 시간은 훌쩍 흘러가 버렸다. 특별한 기술도 없었고, 내게 있던 경력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무용지물처럼만 여겨졌다.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고만 느껴졌다. 그렇게 혼자서 방황을 하는 동안 뭐라도 해야 했다. 책을 읽기 시작을 했고, 내게 부족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잘하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처음으로 생각해 보고, 내 안의 나와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무얼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찾아내야 했다. 그것이 내 발등에 떨어진 질문이었고, 그 답을 찾아야 했었다. 그러는 사이 나는 김미경 선생님과 켈리 최, 김승호 회장님 등의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읽고 있었다. 믿을 것이라고는 "나뿐이 없다"라는 말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고, 어떨 때 편안함을 느끼는지, 어떤 일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러는 사이, 나의 사십 대 후반에는 무엇을 시작하기엔 어중간한 나이라고 나를 끌어 앉히던 세상이, 내 나이 육십이 되니 아직 너무 젊단다. 백세를 살아가는 우리는 할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한단다. "오십 대 육십 대 어르신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당장 시작하라"는 세상으로 완전히 바뀌어있었다.


그런 지난한 시간을 지나 지금은 하루하루 나를 위해 산다. 내게 주어진 나의 하루, 내가 채워가는 나의 시간이 소중하다. 나의 하루가 행복으로 가득 찼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이제는 누구에게 보여주는 삶이 아니라, 내가 행복하고, 나 스스로 뿌듯하게 느끼는 하루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다. 내가 하는 일로 행복하고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던 중, 오늘 내게 제안된 사례발표는 나에게 아주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좀 의아했지만, 이것도 내게 주어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하겠다고 대답을 했다. 나는 이제야 내가 살고 싶은 나의 괘도 위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야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고 있는 여정에 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온 우주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나의 소망에 답하고 있다고 그림을 그려본다. 나는 나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 길은 나를 무쇠와 같이 단단하게 단련시키고, 잘 익은 곡식처럼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겸손한 성숙함으로 안내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삶,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그리며 오늘 하루를 살고 있다. 내게 주어진 이 기회를 소중하게 채워가고 싶다. 지금 내게 허락된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