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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안 Nov 23. 2024

싱가포르에 '살면' 좋은 점

내가 외국항공사 승무원이 되고 싶었던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외국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 떨어져 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나와 내 주변사람들 그리고 새로 만나는 사람들도 비슷한 것을 원하고, 비슷한 기대 속에 살아간다고 느꼈다. 완전히 다른 환경에 떨어진다면, 무언가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전 세계 어디든 상관없었고, 싱가포르이라는 나라와 인연이 되었다. 



싱가포르에 거주하기 좋은 첫 번째 이유는 치안이 좋은 편이다. 이는 정치적 배경을 이유로 법이 강하기 때문이다. 여러 나라의 외국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잠시건 오래 건 흘러들어오며 매일매일이 별일 없이 평화롭게 흘러간다. 버스에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네가 범죄를 저지른다면 벌금을 물거나, 감옥을 가거나 혹은 둘 다. 이런 강경한 전단이 붙어있다. 흔히 싱가포르에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길에 껌을 뱉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무단횡단을 하거나 하면 벌금을 물거나 처벌을 받지 않냐 물어오신다. 사실이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때문에 싱가포르 여행을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실제로 거주하게 되면 생활 가까이에서 강경한 제재를 받는다는 느낌은 전혀 없고,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의 신분으로서는 강한 제지가 있다는 것에 안정감을 느끼곤 했다.  



또한 싱가포르의 창이국제공항은 전 세계 최고다. 승무원으로서 여행객으로써 전 세계 수많은 공항을 다녀봤지만, 싱가포르의 창이국제공항이 최고인 것 같다. 그 이유는 출입국수속이 제일 빨라서. 보통 출국 전 여유를 두고 세 시간 전까지 공항에 도착하곤 하는데, 나는 창이국제공항에서 출국할 때마다 대략 한 시간 반 정도를 남기고 도착했다. 정말 빠르다. 보통 출국 시에 보안검사를 초반에 하고, 게이트로 가는 게 일반적인 절차인데 싱가포르에서는, 여권을 스캔한 후 게이트로 가면 각 게이트 앞에서 보안검사를 한다. 이 말은 그 많은 게이트마다 보안검사 시스템과 인력이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출국하는 전체인원을 검사하는 것이 아닌 해당 게이트에 탑승하는 인원만 검사하니 시간 단축이 많이 된다. 싱가포르 입국 시에는 현재기준으로 ICA라고 하는 싱가포르 입국카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입국은 출국보다도 간단하고 빠르다. 

창이국제공항 창이쥬얼폭포



또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꽤 좋은 환경이 되는 것 같다. 싱가포르에 영어만을 배우러 오는 사람은 없을 것 같고, 일을 하러 싱가포르에 왔다면 일석이조로 어학실력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나는 순수 국내파로 교환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같은 해외거주 경험이 없다. 싱가포르가 첫 해외거주지인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꽤 좋은 환경이 되는 것 같다. 흔히 싱가포르 영어의 악센트가 알아듣기 어렵다고 하는데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다. 사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은 싱글리쉬를 너무 잘 알아듣는다. 자신의 영어실력의 향상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대의 억양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와 같이 본토에서 영어를 배우면 최선이겠지만, 영어회화를 배우기 위한 목적이라면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어느 나라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저 영어를 매일같이 말할 수 있는 환경에 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영어회화를 공부할 때의 느낌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지 물방울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느낌이었다면,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에서 영어로 교육받고, 일하고, 집을 구하는 등 이런저런 문제들을 마주해 가며 생활하는 것은 수도꼭지를 콸콸콸 틀어놓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싱가포르는 70% 이상이 중국계로 대다수이고, 말레이, 인도등 다인종 국가이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중국문화가 기본이지만, 영어 또한 공용어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싱가포르 술탄모스크, 스리마리암만 사원, 하지레인



'다양성'의 나라 싱가포르 

그래서 외국인으로서 싱가포르에 한 번쯤 살만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아시아인들이 거주하고 있어, 문화적인 이질감도 크지 않다. 한국인이 싱가포르에 거주한다고 할 때, 물론 이방인이지만, 나를 제외한 다수의 사람들 역시 이방인이기에 저마다 개인적인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라이다. 지리적으로도 동남아국가 이므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유명한 휴양지 태국의 방콕, 푸껫, 인도네시아의 발리, 베트남의 다낭, 냐짱등 2~3시간 안팎으로 다녀오기 좋다. 싱가포르는 '다양성'이라는 것 자체가 이 나라의 가장 큰 특징인 것 같다. 좀처럼 어떤 인상으로 굳혀지지 않는 것은 이 나라를 구성하는 것들이 너무 종류가 많기에, 다양성이라는 것 자체가 싱가포르를 나타내는 가장 큰 개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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