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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won park Jul 05. 2018

사랑하는 아버지와 함께한 지난 3년의 기록

어느 평범한 날의 전화한통

3년전 어느 저녁 목포에 계신 시어머님께 전화가 왔다. 여느때처럼 저녁을 먹고 두아이들과 뒹굴 거리며 시간을 보내던 남편의 전화기 너머 흐릿하게 어머님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아빠가 아프시다.


한 겨울 빙판에 넘어져서 무릎 뼈에 금이 가 입원을 하셔도 자식들 걱정할까 연락도 안하시고 몇개월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이야기 하시는 평소 시부모님 성품을 알기에.. 아버님이 아프시다는 건.. 뭔가 굉장히 심각하고 좋지 않다는 뜻이 분명했다. 그리고 서울의 큰병원에서 아버님께 내린 진단은 희귀성 혈액암이었다. 전세계에 3%밖에 존재하지않고 아직까지 치료방법도 치료 약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희귀암.


드라마에서 너무 익숙하게 봐서..현실에선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일이 아무렇지 않게 우리 부부와 가족에게 일어났다.


어머님께, 아버님께서 아프시다는 전화가 걸려온 그날 밤. 남편과 나는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만약 아버님이 아주 심각한 병에 걸리신거라면 시부모님이 계신 목포로 2년정도 내려가 살자고 말했다.


언젠가 읽었던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는 것의 리스트 중 하나가 사랑하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것..이라는 게..그 순간..

떠올랐다. 스무살..고등학교 졸업 이후 서울로 올라와 대학생활과 직장생활을하며 이제..고향에서 지낸 시간보다 서울에서 지낸 시간이 더 많다는 남편에게 부모님과 함께한 시간은 너무 오래된 기억이 되어버렸고.. 결혼 전엔 회사가 바쁘다는 핑계로 결혼 후엔 임신과 출산이란 이유로 1년에 두번인 명절 마저도 내려가지 못했던 어느새 불효자가된 남편..시부모님껜 하나 뿐인 사랑하는 아들.


평생 부모님께 받기만했던 남편에게, 그동안 부모님께 받았던 사랑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릴 시간을 주고싶었다.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아이들이 컸을 때 할아버지와 함께 한 추억이 조금이라도 더 남아있길 바랬다. 그렇게 결정한 목포로의 이주.


감사하게도 이왕 서울을 떠나는 거 아이들을 마음 껏 뛰어놀게하고 싶다는 우리의 바램대로.목포에서 40분거리에 있는 산좋고 물좋은 영암..한옥마을에 집을 얻을 수 있게되었고 퇴직을 결심했던 남편의 직장에서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는 덕분에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부모님이 계시는 목포로 걸음을 뗄 수 있었다.

2년전 서울에서 내려와 시작된 영암에서의 한옥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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