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몰래주식투자 신한지주폭싹

by 꽃뜰

역시 종합지수가 폭락하면 제 아무리 힘 센 놈도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토록 힘차게 올라가던 신한지주도 무려 4퍼센트 이상 폭싹 떨어졌다. 종합지수 따라 모든 게 폭싹 주저앉았다. 아무리 내려가도 나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 한 걱정이 없는데 그런데 한 번 안 지키니 대책이 없다. 손실을 그대로 어쩌지도 못하고 두들겨 맞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꾸 드는 생각. 폭락이야말로 올라갈 수 있는 최대 기회라던데. 이 정도면 폭락 아냐? 내가 파는 순간 바로 그 지점이 최저점이 될 것만 같은 요상한 마음. 그 못된 마음이 진을 치고 있다. 그러므로 팔지도 못하고 사지도 못하고 그냥 대책 없이 헬렐레~ 누가 끊어주기만을 기다리는 정말 맥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런 상태 싫어서 원칙 원칙 부르짖으며 나 자신을 훈련시켜왔는데 딱 한 번의 규칙 어김이 대 참사를 불러온다. 하염없이 내려가도 원칙을 이야기할 땐 할 말이 있었다. 긴장하며 내가 지켜야 하는 것들도 있었고. 그러나 일단 그 시기를 지나니 폭락이 급반등 되기만을 기다리며 원칙 따위 생각 못하게 된다. 아무리 간단한 원칙일 지라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아, 어떻게 할까? 무얼 어떡해! 오늘은 선물 만기일. 어쩔 수 없다. 주식을 쳐다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냥 자동 빵으로 정리되기까지 내버려 둘 판이다. 난 원칙을 어겼다. 그래서 다시 붙들고 매달릴 게 없다. 일단 모두 자동 빵으로 정리되고 나면 그때 다시 마음을 잡아야겠다. 지키지 않은 원칙이라 노랠 부를 수도 없다. 그 노상 부르던 노래.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도할 뿐야요~'

사진 1. 현물 주식. 900만 원을 코앞에 두고 고꾸라진다.

사진 2. 선물 주식. 원칙을 어겨 손실이 크다.

사진 3. 선물 주식 예탁금. 911만 원. 세상에. 850만 원이 나의 원금이다. 나 같은 식으로 하면서는 선물 주식은 절대 하면 안 될 것 같다. 선물 주식은 이익에 대한 목표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나 힘 좋게 고공행진을 하더니 아주 길고도 긴 음봉으로 확실하게 고개를 꺾을 것만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 또 심히 내려가겠지. 그래도 난 매도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건 내가 그래도 원칙을 지키는 중이며 나의 원칙은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선이 20일선 위로 가면 매도할 뿐야요~' 안 지킨 게 있을 지라도 내가 매달릴 건 이것밖에 없다.

비록 5일 선도 아래로 꺾였고 20일 선도 방향을 아래로 잡는 듯하나 아직 5일선이 위에 있으니 내가 할 일은 없다.

한번 삐끗하여 원칙을 안 지키니 막무가내다. 기회를 주어도 못 나온다. 더 좋은 값이 와도 처음을 놓치면 절대 할 수 없다. 매도할 명분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염없이 내려가는데 왜 놓지를 못할까? LG전자 나의 사랑? 흥! 개뿔이다. 주식투자에 나의 사랑이 어디 있냐. 그 어느 주식에도 사랑을 주어선 안된다. 냉철하게 원칙이 어긋나는 순간 놔라!!! 탈락시켰어야 했다. 매매시간이 지났다면 그다음 날 시초가에라도 행했어야만 했다.

긴 음봉이지만 그래도 다행히 5일선이 20일선 위로 올라왔다. 다시 나의 원칙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데 맛 들이면 절대 안 된다. 여하튼 폭싹 망하더라도 난 이제 손댈 수 있는 게 없다. 오늘도 여전히 나는 주식시장에 한눈팔 새가 없을 것이며 그러니 모든 게 끝난 뒤 하늘의 처분만 바라고 자동 빵으로 정리되는 대로 나의 앞길을 모색하리라. 파이팅!

(사진:꽃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