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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기한heekihan Aug 16. 2021

나는 대행사 출신입니다.

대행사 출신으로 화장품 브랜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BTL 대행사에서 만 5년을 일하고 화장품 인하우스로 이직했습니다.

BTL 대행사 출신이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자신이 속한 업계가 아니면 익숙지 않죠.  저는 이럴 땐 '정부 및 기업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했다고 말합니다.

올림픽, 박람회, 세미나, 전시회, 마라톤, 페스티벌, 내부 행사 등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보는 오프라인 행사 관련한 홍보를 시작으로 현장 운영, 무대 조성까지 한 행사의 시작과 마무리에 해당하는 모든 것을 담당합니다. 


보통 ATL이라고 하면 광고 매체 기반으로 IMC 캠페인을 총괄 기획하는 제일기획, 이노션 등이 있고 BTL은 대면 커뮤니케이션 기반으로 고객의 참여와 체험 위주로 프로모션을 기획합니다. 규모에 따라 제일기획과 같은 종합광고사에서 BTL 파트만 수주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정부 및 기업 프로젝트를 단독 수주해 업무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직을 결심했지만 막막했습니다

신기하게도 ATL, BTL은 잘 몰라도 대행사 업무 강도는 말도 못 하게 높다는 건 다들 아시더라고요. (눈물 잠깐 닦고 갈게요...) 경력 4년이 넘어가자 저의 주력 분야가 생기고 업무 포트폴리오도 알차게 채워져 이 정도 경력이면 괜찮겠다는 판단으로 인하우스 마케팅팀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커리어 확장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저는 주로 사기업과 일을 하면서 오프라인 캠페인 파트를 담당했는데 사기업과 가깝게 일하면서 큰 방향 아래 마케팅 플랜을 기획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당시엔 이 일은 한 번 해보고 죽어야겠다는 꽤 패기로운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지금은 하루하루 생존하기에 급급한 하루살이...)  


하지만 인하우스 마케팅팀으로 이직한 케이스가 주변에 없었습니다. ATL에서 인하우스 이직은 보기 드문 케이스는 아니나 BTL은 온전한 IMC캠페인을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고 업무적으로 브랜드 마케팅팀에서 원하는 경력을 충족시키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동기들은 업무 강도와 을로 일하는 상황에 질려 커리어 노선을 아예 바꾸거나, 대우가 나은 동종 업계로 이직을 주로 했고, 선배들로 넓혀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회사에만 20년 다닌 본부장님께 여쭤봐도 "글쎄, 프로모션 파트로 가는 경우는 몇 번 봤는데 마케팅팀으로 간 케이스는 없는 것 같네"라고 할 정도니 이직을 준비하는 내내 '이 분야로 이직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이 항상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외롭고 좁은 길, 지도 한 장 있었더라면...  

실제로, 이직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이직에 대해 쉽게 말하는 것만큼 타 업계로, 커리어를 확장해 회사를 옮긴다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이번에 이직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이직하고 나서 적응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대행사 출신이라는 건 장점도 많지만, 나도 모르게 몸에 베인 업무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좋지 않은 습관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극복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력서 준비, 실무진 면접, 경영진 면접 등을 거치면서 불안한 마음에, 실질적인 팁을 얻고자 검색을 많이 해봤습니다만 넋두리만 많을 뿐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습니다.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공백기가 길어지기도 하고 코로나까지 터져 더 어려워지기도 했습니다. 저도 저와 같은 커리어 노선을 밟은 동료가 없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들고 외롭기도 했습니다만 그 시간을 잘 견디고 버텨 지금은 브랜드 전략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행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경력을 쌓아 다른 업계로 이직하려고 할 때 느끼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여행을 할 때 구글맵이 있고, 없고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라면 종이 지도라도 있고, 없고)에 따라 여행의 수월함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직이라는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며 나만의 종이 지도를 그렸는데 이 지도를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공유함으로써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앞으로 매주 1회씩 이력서, 면접, 적응 등을 소재로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현재 이직을 준비 중인, 성공적인 이직을 했지만 적응하느라 고군분투하는, 

하루하루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나와 이 글을 보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다음 글은 <경력직으로 이직하기, 이력서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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