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컨설턴트가 사는 이야기
어렸을 적 나는, 모든 선생님들이 예뻐라하는 아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나는 모든 수업에서 선생님을 뚫을 것 같은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 열정이 선생님만을 향하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는 스X푸드라는 화장품 브랜드에 빠져서 그 브랜드의 모든 라인업을 다 외웠고,
중학생 때는 아이돌 그룹에 빠져 첫차타고 공연 보러 가서 막차타고 들어오는 일상도 살았었다.
그렇게 하나에 빠지면 미친듯이 파던 나였는데, 요즘은 꿈과 눈빛 모두 흐려진지 오래다.
누군가는 우러러보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정작 내 주중의 삶은 그늘에 가려있다.
대학교 수업에서 만난 한 창업가가 해준 말이 요즘 머리를 맴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직업은, 성공한 직업이 아니라 실패하지 않는 직업이예요.'
어렸을 때 나는 내가 대단한 업적을 세우고 위인전에 나올거라고 생각했지, 실패하지 않는 상황을 견디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물론 실패하지 않는것도 너무나도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내가 꿈꿔왔던 삶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일이 재미가 없나? 그렇지 않다.
내가 일을 못하나? 그것도 아니다.
그럼 성장이 없나? 매일매일이 성장의 연속이다.
괴리감은 여기서 온다.
일을 재미없게 느끼지도, 못하지도 않는다.
그 와중에 회사도, 팀장도, 동료도, 심지어 우리 팀 인턴조차도 성장을 외치는데,
정작 그 사이에 둘러싸인 나는 내가 왜 성장을 해야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류의 의문을 표출하면, 누군가가 말한다.
'네가 그정도 월급을 받는데 당연히 성장해야지.'
그럼요...
나는 보이지 않는 삶의 의미를 추구하면서도, 자본주의에 충실한 사람인지라
월급만큼의 성장은 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
그것이 기어코 컨설팅일지라도.
먼 길을 돌아서라도 이 길이 내 길임을 느낄 수 있다면 기꺼이 그 비효율을 감수하겠다.
내가 미쳐서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
이번에도 텍스트가 답을 찾아줄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다짐만 가득한 채로 이 여정의 기록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