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는 오늘로 25개월 하고 12일쯤 되었는데
아직 하는 말은 엄마, 아빠, 우유, 물 정도고
나머지는 본인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발음은 좀 안되지만 표현은 하는 정도의 단어
몇 가지만 구사한다.
쪼(쪽쪽이), 쩨(젤리), 이어(이오)등.
그리고 웬만해선 다 응, 이라고 대답을 한다.
예를 들자면,
"얀아, 엄마가 해준 밥이 맛있어?"
"응!"
"어린이집에서 해준 밥이 더 맛있어?"
"응!"
'뭬라'
"그럼 엄마가 해준 밥이 맛없어?"
"응!"
이쯤 되면 옆에서 남편이 껄껄 거리고 있다.
요새는 싫은 것에 대한 표현이 좀 더 확실해졌는데
싫어,라고 발음은 못하지만
고개를 가로젓고 손사래를 치는 정도로
싫은 정도를 아주 확실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조금 세상사는 법을 터득한 건지
대답을 안 하는 경우도 생긴다.
"얀아, 오늘은 젤리 많이 먹었으니 사탕 그만 먹고 엄마 줘"
그러면 아무 대꾸 없이 거실 구석으로 스윽 간다.
본인이 생각해도 단 거를 많이 먹었으니 엄마 말대로
사탕을 그만 먹어야 맞는 거 같은데 더 먹고 싶은 거다.
"엄마가 내일 아침에 어린이집 갈 때 줄테니까 사탕 그만 먹고 주세요."하고 몇 번 말하면 마지못해 준다.
덤덤하게 받는 척 하지만 속으로 나는
'허허허 흥정이 가능한데 그동안 그렇게 떼를 썼어?'
하고 놀란다. 그러니 이쯤 되면 못 알아듣는 척한다는 느낌이 드는 거다.
오늘은 책장을 정리하다 구석에서 내 만삭 사진이 나왔는데
얀이가 지금보다 조금 더 풋풋한 엄마 얼굴을 보며 좋아하길래, 사진 속의 잔뜩 부푼 배를 가리키며
"여기 너 들어있었잖아, 기억나?"
하고 물으니
"응!"이란다.
"너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우리 제주도 간 것도 기억나?"
"응!"
"네덜란드 간 것도 기억나?"
"응!"
"암스테르담 간 것도?"
이쯤 되니 대답을 안 하고 딴청.
대체 어디까지 기억을 하는 것일까?
엄마는 항상 아이가 궁금하다.
한 사람을 이렇게 오랫동안 궁금해해 본 적이 있었던가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궁금해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