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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ypy Dec 13. 2020

[Jul 14, 2020] Jeju Story III

두 번째: 어두운 바닷속으로

깜깜한 바닷속에 첨벙하고

들어선다는 생각을 할 때면, 항상 2가지 생각이 앞선다. 무섭다. 그리고 두근거린다. 뭔가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 도장깨기를 하려고 했던 것인가, 19년 12월 나는 보홀로 향했고,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어드밴스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고 나서 약 6개월이 지났고 첫 바다 다이빙. 다이빙 포인트가 여러 군데가 있다고 하는데 인스타 @travelhj_의 추천 장소를 보면 사이판 그로토, 라우라우 비치, 이비얀비치, 티니안 그로토가 있고 스페인 오레아이 등이 있다. 우린 사실 울릉도 투어를 하려고 했는데 기상악화로 제주도로 바뀌게 되었는데 사실 나는 국내 다이빙 자체가 처음이라 불안하고 두려움이 앞섰다.

엔비 다이버스에서 투어를 진행하고 제주도에 버블 탱크에서 가이드받아서 나의 10번째 로그이자, 1번째 국내 다이빙을 하게 되었다. 불안함이었을까, 7mm 슈트의 갑갑함과 후드의 압박감에 목이 졸리는 기분이 들었지만 물속에서는 다를 거라는 생각에 애써 마음을 안정시켰다. 우리는 복장과 장비를 갖추고서 보트로 향했다. 조금 기다리자 보트가 도착했고 보트 탑승 후, 우리가 가고자 하는 포인트에 다다랐다. 섶섬이라는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진행하는데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서 조류가 좀 있는 편이었다. 들어서자마자 뭔가 숨이 안 쉬어지는 패닉에 잠시 빠진 채로 입수를 하지 못했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바다에 입수했으나 버디 체크와 가이드 따라가기도 벅찬 갑갑한 상황이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투어 못하는 건 아닐까, 내가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오만가지의 걱정에 첫 국내 바다를 느끼기엔 내가 좀 역부족이었다.

두 번째 다이빙도 그리 쉽진 않았다. 웨이트를 10kg을 찼는데도 바닥으로 가라앉는 게 쉽지 않고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다. 재미보다는 아직도 불안하고 두려웠다. 겨우겨우 다이빙하고서 보트에 승선하면서 발도 다치고 코로 호흡이 되니 마스크에 김은 서리고. 그 와중에 또 걱정 걱정. 겨우 2번째 다이빙 후, 점심식사를 했다. 고등어 구이가 맛있었지만 밥이 넘어갈 리가 있나. 점심식사 후에 "오르바"커피집으로 갔다. 몸이 다 젖어있어서 커피는 야외에서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게 더 매력적이었다.

대망의 마지막 3번째, 3번이나 했는데도 중성부력이 잡히지 않고 점점 더 목의 갑갑함이 늘었다. 숨이 안 쉬어지는 것 같고 재미도 없고 마스크는 습기가 찼다. 왜 이리 쉽지 않은 건지 알 수가 없다. 내 몸이 내 마음대로 다뤄지지도 않고 자꾸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만 같은 갑갑함. 주위 물고기들이 잘 보이지 않고 사람 쫓아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강사님들이 아니었으면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감사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그랬다. 고작 국내 다이빙 3회를 해놓고서 다 이뤄내고자 하는 것도 욕심일 텐데 난 왜 그리 아득바득인건지, 긴장감은 좋지만 그 긴장감이 이 여행에서 날 갉아먹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여유 있게 마음 따뜻하게 함께 보내는 여행이 되자 다짐한다. 첫날 다이빙에 다들 힘들었기에 간단히 시장에 가서 회와 통닭을 구입하고서 숙소에서 다이빙 복기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마음 편히 다이빙을 하려면 이 또한, 연습이 필요하겠지?


체크포인트: 연습 그리고 연습

오르바 커피: 바다 뷰가 멋진 2층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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