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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안은 혁명 선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원칙 2/3

by 하인즈 베커
<조선혁명선언문> 신채호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제안서는 설명서가 아니다.

그건 설득의 마지막에 필요한 요약이지, 설득의 첫 번째 수단은 아니다. 대부분의 기획자들이 범하는 가장 큰 착각은 이것이다. ‘기획서를 잘 만들면 된다.’ 아니다. 기획이란 본래 '보이는 게 아니라, 들리는 것'이다. 말이 안 되는 얘기를 멋진 슬라이드로 포장하면 그건 말이 안 되는 디자인이다.

설득이 안 되는 전략은 아무리 정교하게 디자인해도, 결국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고객은 데이터를 보지 않는다. 고객은 사람을 본다. 고객은 슬라이드를 기억하지 않는다. 고객은 태도를 기억한다. 그래서 설명을 하려는 시도부터 멈춰야 한다. 기획은 논리가 아니다. 기획은 리듬이고, 멜로디고, 톤이다. '무엇을 말할까'보다 '어떻게 들릴까'가 훨씬 더 중요하다.

실무자는 제안서를 보고 판단하지만, 결정권자는 '기획자를 보고 판단'한다. 제안서를 남과 같은 PPT로 쓰는 순간, 이미 게임 오버다. 기획자는 스스로의 기획을 목소리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가끔, 나는 이렇게 말한다.


“제안서 대신 노래나 한 곡 만들자. 기획은 곡이고, 발표는 노래다. 자, 이제 노래를 부르고 연주를 해보자. 밴드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


그러면 스태프들은 당황한다. 하지만 광고든 브랜드든, 모든 기획의 첫 청중은 언제나 사람이다. 그 사람의 심장을 울리지 못하면, 아무리 정확한 논리도 결국 튕겨나간다. 기획이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만이 사람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안은 설명이 아니다. 제안은 혁명의 선언이다. 혁명은 말로 시작해서, 역사로 끝난다. 그러니, 설명하려 들지 말자. 그냥 말하자. 그냥 말할 수 없다면, 처음부터 다시 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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