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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부족해. Enough is not enough.

순간순간의 디자인 5.

by 하인즈 베커


크리에이티브 파라다이스를 찾아서 / 위키백과 이미지



Enough is not enough.
충분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건 이미 부족하다.


광고 일을 하면서 가장 위험한 말은 “이 정도면 됐지”다. 그 말은 대개 새벽 1시쯤 회의실에서 튀어나온다. 머리는 지쳤고, 눈은 침침하고, 클라이언트 피드백은 오지 않는다. 그리고 누군가가 말한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잖아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가 바로 진짜 위험한 순간이다.


광고는 ‘나쁘지 않은 것’과 ‘기억되는 것’ 사이에 깊은 계곡이 있다.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는 좋은 것이 아니다. 고객은 ‘충분히 괜찮은 슬로건’을 기억하지 않는다. “뭔가 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는” 문장은 설득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배고파야 한다. 항상 한 줄이 부족해야 한다. 항상 한 장이 덜 채워져 있어야 한다.

진짜 좋은 아이디어는 늘 마지막 한 번 더 던진 문장에서 나온다. 팀 전체가 집에 간 뒤, 누군가 혼자 남아 지운 문장 속에서 튀어나온다. 괜찮다고 생각했을 때 멈췄다면, 그건 결국 ‘그냥 괜찮은 결과물’로 남는다. 남들도 꺼내는 결과다.


<BAT MAN>


“이 정도면 됐지”라는 말은, 광고에서 가장 비싼 실수다. 이 말 한 줄이 브랜드를 ‘거의 성공할 뻔한’ 케이스로 만든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회의 시간에 ‘데이터’로 포장한다. 클릭률이 어쩌고, 도달률이 어쩌고. 사실은 모른다. 진짜 이유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nough is not enough.”라는 문장은 겸손이 아니라 전략이다. 모자람은 불편함이 아니라 부족한 에너지다. 광고는 결국 에너지의 파괴력으로 기억된다. 채운 사람보다 덜 채운 사람이 만든다. 마침표가 아니라 운동력이, 결국 브랜드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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