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뜸을 들이다


이현우



아늑한 고향 시골집에
모락모락 선녀들 내려오면
밥 짓는 냄새 고소하게 퍼진다

*정지 구석 쭈그리고 앉아
뽀얀 연기 뒤집어쓰고
지난 기억 하나하나
불속으로 집어넣는다

시골집 원두막 꼬부랑 할머니
귀여운 손주 배고프단 아우성
치맛 끈 동여매고 밥 짓는 소리
정겨운 메아리 되어 울린다

"문둥이 자식,
밥은 뜸 들어야 먹는 거야"
적절한 때 있는 것이다
얼마나 푹 익을 때까지
기다리며 살았던가

잊을 수 없는 전원교향곡
견딜 수 없는 그리움 되어
까만 밤 하얗게 물들인다





*정지: 경상도 사투리 부엌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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