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染色)


이현우



가슴에 품은 달 돌아갈 수 없는

댕기머리 검은 대지에도

어느새 하얗게 눈이 내린다

자식두고 떠날 수 없었던

지나간 시간 보상하듯 색칠한다

훔친 물건 숨기듯 천장만 바라본다


더 넉넉해지고,

더 느슨해진 생활기록부

청춘의 뒤안길 새겨놓은 주름살


등 두드리며 참아왔던

부뚜막 위에 소복하게 쌓인 사연


눅눅한 헌책방 보물 고르듯

허허로이 떠날 수 없는

언제나 미소짓는 들꽃 같은 이유


다시 태어나도

꼬옥 만나고 싶은

끊어도 끊을 수 없는 운명입니다





*작가후기

염색약을 사다가 어머니와 아들

서로 염색해주다 쓰게 된 글

중년의 아들을 보며 안타까워 하시는

모습에 세월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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