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의자
이현우
낙엽들이 소복이 쌓인 공원
쭈그리고 앉아 잠자고 있는
정년퇴직하고 남은 몸뚱이
세상에 많은 하고픈 일들 중에
무거운 몸 쉬게 해주는 직업을
왜 택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네
죄송하지만 내세울 것 없는
초라한 몸인지라
명품 가구, 고급의자 못되고
장작으로 불태워지고
사라질 운명이었답니다
마음씨 좋은 목수 덕분에
죽기 직전에 탈출하여
새 생명 얻어 다시 의자가 되었지요
남은 인생, 피곤하고 지친 사람
기댈 수 있는 쉼터로 살려고 합니다
순탄하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제가 조금 가진 것 나누어주고
베풀고 가는 일을 하렵니다
부끄러운 마음 어쩔 줄 몰라
물끄러미 지나온 세월 바라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