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이현우


가을오후 내리쬐는 포근함에

일광욕하는 빨간 고추

늙으신 어머님 닮았구나

힘들게 산 지난세월

빨갛게 누워 있는 귀한 생명


싱그런 고추 빨갛게 화장한다

초가지붕 빨갛게 물인든다

뜨거운 아스팔트 길위를 물들인다

심심한 저녁 노을 붉게 물들인다


크고 굵은 호고추

작고 매운 청양고추

둥글 둥글한 월남고추

얼큰한 고추넣고 된장찌개

보글 보글 군침이 도네


가을볕 빨갛게 익은 고추

힘들고 외롭던 말없는 아픔

어두운 터널속 고추장독에 갇혀

깊고 진한 맛으로 익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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