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滅治)사랑
이현우
잡아도 잡아도 다시 보이고
잡자마자 금방 죽는 고약한 성질
멸다구,메르치라고 부르다
만물박사 다산선생 사랑받고
추어, 멸어 불렀던 귀하신 몸
지글지글 냄비위에 통채로
아련한 지난 기억 올려놓고
자르르 자르르 볶는다
미끈한 식용유 휘휘 두르고
매꼼한 마늘 듬성듬성
간장,설탕넣고 부글부글
국물맛 자작자작 고소하다
달콤한 매력 롤러코스트 탄다
어릴 적 뼈에 좋다는 소문에
지겹도록 도시락에 살던 친구
고소한 사랑 옛날 기억 걷다보면
가만 가만 멸치사이로 심술난 골뚜기
나도 멸치라며 슬며시 끼여 잠자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