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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연 Nov 26. 2020

내 책상 위의 바닷가











이파네마에 가면 한동안, 밀려오는 파도에 휩쓸리며 두드려 맞기 놀이를 했었다.

그런데 한낮이 아니라 해질 무렵이라던가 흐린 날에 가면 들어가기엔 물이 추웠다.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파라솔 밑에서 라임 들어간 아이스 마테차를 마시며 엽서를 쓰거나 조개를 주우며 걸어도 좋았다.

조개가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조개를 주우려면 대천 바닷가가 낫다.








추억 빛 조개들.



























브라질에서 사야 할 것은 조리다.

수많은 그림 중에서 연못에 잠자리를 골랐다.

이제 날이 따듯해지면 브라질 남대문 시장에서 사 온 티셔츠들도 입을 수 있게 되는구나.



브라질에 막 도착하여 한나절 자고 일어나 최초의 여독을 풀고 일어나자마자, 우리나라에선 어디 숨어있던 어떤 내가 밖으로 기어 나와서는 그것이 내 바깥 모습이 되어 있었다.

세포들이 원래 크기를 찾은 것처럼 모공 끝까지 삶의 환희를 뿜어내는데, 낯선 듯 낯익었다. 차라리 몇십 년간 다른 곳에 출장 갔다 돌아온 느낌이었다.

가만있어도 절로 놀고 싶어 질 때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도 했으며. 거기가 고향 같았다.



그러고선 한 열흘쯤 지나서였나?

고향을 떠나기 싫은 것처럼 우울해졌었다.

돌아가면 다시 내가 소화해야 할 과업 같은 우울이 엉겨 붙어서는 또 같은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되겠지? 몇 번 밀어내다 함락되어 신음하겠지? 사람들은 여전히, 파견된 전쟁터의 자기를 스스로의 그리고 남들의 진짜 모습으로 착각하면서 서로를 마구잡이로 찔러대겠지?

아, 싫었다.

우와 열의 개념이 아니라, 사는 場과 각 나라별 과업이 달라서라는 거를 알면서도,

이 도가니 속에서 그럭저럭 적응하여 같이 끓여지는 거랑,

잠깐이라도 그 밖에 나왔다가 다시 뜨거운 탕에 발부터 넣어야 할 때의 그....... 차이를 체감했다.

남자들이 휴가 나왔다 부대 복귀를 떠올릴 때가 꼭 이런 건가? 싶었다.








산타 테레자의 개들의 합창.



산타 테레자의 숙소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들은 누워 듣자면 잠들어가는 와중에도 웃음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개 많은 동네에서 살아본 일이 딱히 없어 그런가, 신기했다.

아우 아우 우우우 끄으~~~~











걷다가  전봇대인가 싶은데 위를 올려다보면,







키가 무척 큰 야자수였고.












삼바 퍼레이드에서 수많은 휘황 찬란보다도 좋아했던 장면.








기던 악어들이 일어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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