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그냥 말할 수 있다.
늘 나빴던 것은 아니다.
만약 늘 나빴다면 오히려 글로 쓰기 쉬웠을 것이다.
나는 내가 받은 혜택을 알고 있다. 감사하고 있다. 진심으로.
그리고 내가 받은 슬픔도 알고 있다. 이걸 인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 가족에 대한 아픔을 나누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이게 누군가에게 나의 약점이 되고 나와 헤어질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었다. 그게 이별보다 슬펐다. 아무리 생각해도 끊어졌어야 할 인연이기에 이별은 괜찮았지만 - 나의 가장 아픈 걸 나누니 이용되는구나 싶어 그게 슬펐다. 왜 죄를 진 적이 없는데 이걸 부끄러워 해야하고 약점이라 생각해야 하는지 억울했다. 한편으론 그런 걸 이용하고 약점이라 생각할 사람이라면 더 빨리 끊어졌어야 하기도 싶었지만.
하지만.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누구는 나에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봤다.
가족에 대한 복수로 결혼을 안하는거냐는 말도 들어봤다.
흐음 그럴듯하다 생각했다. 일정 부분 그런 면도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 겠다.
하지만 나는 그 정도로 자신감 없고 자존감 없고 비틀려진 사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