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싹은 주시하고, 버블은 피하라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새싹이 막 올라왔을 때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땅을 뚫고 나왔는지조차 헷갈릴 만큼 작다. 하지만 열흘만 지나도 그 싹은 분명해진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면, 누구나 싹이 올라와 꽃이 피었다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싹이 아니라 꽃이 피었을 때 움직인다는 점이다.


투자도 그렇다. 싹이 올라오기 전에 들어가야 하고, 싹이 너무 커져 꽃이 만개했을 때, 그러니까 버블이 낄 때 빠져야 한다.


2017년, 주택 가격에 분명한 변화가 왔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고, 시장은 “돈이 풀릴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천억대 자산가는 그 신호를 보고 부동산에 투자했다. 정책이 아니라 돈의 방향을 본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격은 실물을 설명하지 못하기 시작했다. 버블의 영역에 들어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 자산가는 부동산을 모두 매도했고, 부동산 사업을 멈췄다.


돈을 더 벌 순 있겠지만 버블의 영역에서는 먹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 발 늦으면 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한 번에 잃는다.


실물과 금융은 항상 어긋난다

국가는 통화량과 실물경제의 가치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늘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을 풀면, 통화량과 실물 사이에는 반드시 괴리가 생긴다. 그 차이를 한 번에 조정하는 것이 바로 경제위기다.


위기는 우연히 오지 않는다. 쌓이고, 미뤄지고, 방치된 차이가 한계에 도달했을 때 터진다. 그리고 조정이 늦어질수록 위기의 크기는 커질 수밖에 없다.


정치와 돈의 관계

통상적으로 민주 진영이 정권을 잡으면 통화를 많이 풀고, 보수 진영이 정권을 잡으면 통화를 조절하려 한다. 이 말은 어느 진영이 정치적으로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를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다.


문제는 돈이 이 차이를 사람보다 훨씬 먼저 읽는다는 점이다.


돈에는 눈이 달려 있다

정치를 보고, 정책을 미리 해석하고, 국가의 방향을 먼저 읽어야 한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세계 4위 수준의 경제대국이었다. 고유가를 믿고 국민에게 지나친 복지를 나눴다. 하지만 저유가 시대가 오자 국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래서 아프리카 국가들을 보면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돈이 들어오기도 하고, 한순간에 빠져나가기도 한다. 돈은 감정이 없다. 오직 생존 가능성만 본다.


꽃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

꽃이 가장 화려한 순간은 만개한 바로 그 시점이다. 하지만 그 순간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내 꽃은 진다.

지금의 경제도 비슷하다. 우리는 불꽃놀이의 마지막 불꽃이 터지는 장면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불꽃이 올라갈 때 환호하지 않는다. 가장 크게 터질 때 환호한다. 하지만 그 1초의 환호 뒤에는 깊은 어둠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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