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100일을 지난 우리 아기. 100일의 기적을 선물해 줬을까요?
육아 초보, 초보 엄마아빠들에게 희망 같은 단어가 있죠. 바로 "백일의 기적"입니다. 밤새 몇 번이고 수유를 해야 해서 제대로 잠을 자 본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초보 엄마아빠들에게 아이가 선물하는 통잠. 그리고 비로소 엄마아빠도 밤새 오롯이 통잠을 잘 수 있게 된다는 바로 그 시간. 그렇기에 100일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왔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지난주, 우리의 사랑스러운 찌니는 100일이 지났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엄마아빠의 사랑스러운 찌니는 엄마아빠에게 백일의 기적을 선물했을까요?
답은 바로 네니오입니다. 딱 하루 선물을 해줬습니다. 그날 밤이 지난 아침, 저희 부부는 눈을 뜨고서는 "어젯밤에 수유했나?" 하고 서로 비몽사몽 물어보았죠. 정확히 103일이 되던 날. 우리 아가는 처음으로 밤 9시부터 아침 5시 30분까지 통장을 자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희는 내적환호를 했죠. 이제 드디어!! 잠은 제대로 잘 수 있겠구나. 재우고 나면 육퇴라는 것을 우리도 해볼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웬걸!! 딱 하루 그렇게 자더니 새벽에 한번 깨는 건 여전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횟수 제한 없이 깨던 아가가 새벽 1시에서 2시 30분 사이에 딱 한 번만 깨더라는 것이죠.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발전을 했습니까. 네? 하룻밤에 두세 번 수유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밤새 한 번만 깨서 수유를 하면 된다니 말이죠. 기적은 찾아오지 않았지만, 한결 편해진 우리 아가입니다.
통잠과 더불어 목을 가누는 힘도 많이 늘어서 안고 있을 때 목을 여전히 받쳐주고 신경을 써줘야 하지만 그래도 목도 가누고, 터미타임도 잘하는 아가를 보면서 우리 아가 많이 컸구나를 언제나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과 행복은 같이 온다고 하던가요? 명과 암은 한 끗 차이라고 하던가요? 편해진 만큼 어려워진 부분도 있었습니다. 바로 잠들기 직전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단 며칠을 제외하고는 따로 성장통이라고 할만한 어려움이 없었는데 지금에서야 찾아온 것처럼 말이죠. 잠들기 직전에 삼십 분이고 한 시간이고 때로는 그 이상 자지러지게 우는 것은 기본, 겨우겨우 달래고 진정시켜서 품에서 재웠다가도 바닥에 등만 대면 까무러치게 떨면서 우는 아가를 보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정말 때로는 목이 쉴 만큼 울고, 잠들기 직전까지 흐느끼다가 잠드는 아가를 겨우 뉘이고 눈가로 흐르는 눈물자국을 살며시 닦아주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짠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국의 육아선배님들, 이 시기에 한 번씩은 다 찾아오는 거 맞겠죠? 다들 경험해 보신 거 맞겠죠?
네에. 엄마아빠도 한결 편해지고, 아가 스스로도 한결 편해질 백일의 기적을 기대했지만, 현실의 녹록지 않음을 제대로 경험한 15주 차. 하지만 지난주보다 또 더 성장한 아가와 함께하는 하루는 여전히 마법 같은 하루입니다. 퇴근을 하고 돌아왔을 때 피곤하지만, 자다가 새벽에 깨서 분유를 타러 나가는 그 시간은 여전히 눈도 제대로 못 뜰 정도로 잠에 취해있지만, 이렇게 한 주 동안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우리 아가도 한층 더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아가, 그래도 다음 주에는 통잠 자...줄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