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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r Kwak Aug 05. 2024

육아 15주차. 100일의 기적이 찾아올까요?

지난주에 100일을 지난 우리 아기. 100일의 기적을 선물해 줬을까요?

육아 초보, 초보 엄마아빠들에게 희망 같은 단어가 있죠. 바로 "백일의 기적"입니다. 밤새 몇 번이고 수유를 해야 해서 제대로 잠을 자 본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초보 엄마아빠들에게 아이가 선물하는 통잠. 그리고 비로소 엄마아빠도 밤새 오롯이 통잠을 잘 수 있게 된다는 바로 그 시간. 그렇기에 100일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왔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지난주, 우리의 사랑스러운 찌니는 100일이 지났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엄마아빠의 사랑스러운 찌니는 엄마아빠에게 백일의 기적을 선물했을까요?


답은 바로 네니오입니다. 딱 하루 선물을 해줬습니다. 그날 밤이 지난 아침, 저희 부부는 눈을 뜨고서는 "어젯밤에 수유했나?" 하고 서로 비몽사몽 물어보았죠. 정확히 103일이 되던 날. 우리 아가는 처음으로 밤 9시부터 아침 5시 30분까지 통장을 자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희는 내적환호를 했죠. 이제 드디어!! 잠은 제대로 잘 수 있겠구나. 재우고 나면 육퇴라는 것을 우리도 해볼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웬걸!! 딱 하루 그렇게 자더니 새벽에 한번 깨는 건 여전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횟수 제한 없이 깨던 아가가 새벽 1시에서 2시 30분 사이에 딱 한 번만 깨더라는 것이죠.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발전을 했습니까. 네? 하룻밤에 두세 번 수유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밤새 한 번만 깨서 수유를 하면 된다니 말이죠. 기적은 찾아오지 않았지만, 한결 편해진 우리 아가입니다.


통잠과 더불어 목을 가누는 힘도 많이 늘어서 안고 있을 때 목을 여전히 받쳐주고 신경을 써줘야 하지만 그래도 목도 가누고, 터미타임도 잘하는 아가를 보면서 우리 아가 많이 컸구나를 언제나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과 행복은 같이 온다고 하던가요? 명과 암은 한 끗 차이라고 하던가요? 편해진 만큼 어려워진 부분도 있었습니다. 바로 잠들기 직전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단 며칠을 제외하고는 따로 성장통이라고 할만한 어려움이 없었는데 지금에서야 찾아온 것처럼 말이죠. 잠들기 직전에 삼십 분이고 한 시간이고 때로는 그 이상 자지러지게 우는 것은 기본, 겨우겨우 달래고 진정시켜서 품에서 재웠다가도 바닥에 등만 대면 까무러치게 떨면서 우는 아가를 보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정말 때로는 목이 쉴 만큼 울고, 잠들기 직전까지 흐느끼다가 잠드는 아가를 겨우 뉘이고 눈가로 흐르는 눈물자국을 살며시 닦아주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짠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국의 육아선배님들, 이 시기에 한 번씩은 다 찾아오는 거 맞겠죠? 다들 경험해 보신 거 맞겠죠?


네에. 엄마아빠도 한결 편해지고, 아가 스스로도 한결 편해질 백일의 기적을 기대했지만, 현실의 녹록지 않음을 제대로 경험한 15주 차. 하지만 지난주보다 또 더 성장한 아가와 함께하는 하루는 여전히 마법 같은 하루입니다. 퇴근을 하고 돌아왔을 때 피곤하지만, 자다가 새벽에 깨서 분유를 타러 나가는 그 시간은 여전히 눈도 제대로 못 뜰 정도로 잠에 취해있지만, 이렇게 한 주 동안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우리 아가도 한층 더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아가, 그래도 다음 주에는 통잠 자...줄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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